당신은 훌륭한 자동차를 만들고 계십니까?
매일 교육상담을 하다 보면 항상 희비가 엇갈리기 마련인데, 상담을 데리고 온 자녀가 너무 수준 이하의 학업능력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교육자로서 마음이 항상 안타깝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새로 찾아 온 유치원생의 검사결과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정말 인생의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아이는 눈망울이 초롱초롱하고 영특한 얼굴이 처음부터 너무나 어른스러웠다. 아이의 나이가 아직 어리니까 부모님이나 학교에서 이 어린이의 지적 능력이나 학업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신비로웠다. 몇 차례에 걸쳐서 다양한 검사를 하는 동안 나는 마치 광부가 깊은 지하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발견한 것 같은 엄청난 희열을 느끼게 되었다. 과연 이런 형태의 영재(Gifted Child)는 미국에서 앞으로 어떻게 교육을 받으며 어떤 인생을 살아가야 할까?
대부분 초등학교초반까지는 많은 부모님들이 내 아이는 아마 영재일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아이들을 키우신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시들해지기 마련이지만 초등학교 후반이 되면서 그냥 평범한 아이로 자라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 시기에 자기 아이는 영재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과 영재가 아니라고 실망하시는 부모님들께 전문가로서 모든 교육적인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자동차 제조과정과 비교하여 정리해 보기로 한다. 자녀교육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자동차에 비유해 보는 것은 아주 쉽고 이해가 잘 되는 방법중의 하나이다.
첫째,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교육기간은 평생을 달리는 자동차의 엔진을 만드는 제조기간이다. 우리는 급한 마음에 빨리 아이가 차를 몰고 하이웨이에 올라가기를 바라지만 튼튼한 엔진을 만드는 이 과정은 절대로 서두르거나 조바심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 시기에 얼마나 튼튼한 엔진을 견고하고 힘있게 만드는가 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절대로 빨리 엔진을 대충 만들어 출발시키려는 생각을 하여서는 안 된다. 이 시기에 엔진의 결함이 있으면 앞으로 평생 달려야 하는 차의 성능은 불 보듯이 뻔한 상황이 될 것이다. 얼마나 성능 좋은 엔진이 만들어지느냐가 이 차가 앞으로 얼마나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 시간에 좋은 엔진이 발견되었다고 반드시 훌륭한 자동차라고 할 수 없고, 앞으로 고장 없이 잘 달린다고 단정지어서도 안될 것이다.
둘째, 아이들이 다니는 중, 고등학교의 교육기간은 자동차의 엔진을 본체의 차축과 바퀴에 연결하는 작업이다. 이 기간은 더 더욱 중요한 교육기간이다. 아무리 좋은 엔진을 만들었어도 차체에 결함이 있거나 연결작업이 정확하게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반드시 문제는 생길 것이다. 물론 좋은 엔진에 좋은 차축을 연결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는법은 없다. 여기에서 배관이나 배선도 마무리가 되며 이 과정이 충실하지 않으면 하이웨이에서 열심히 달리다가 엔진의 결함으로어딘가가 고장이나는 비상사태가 생기게마련이다.
셋째, 아이들이 다니는 대학교는 평생을 달리는 자동차의 본체를 마지막으로 완성하는 작업이다. 지금까지 공들여 온 작업들을 기반으로 마지막 점검를 하여 차를 완성하는 단계이다. 물론 튼튼한 엔진과 차축이 완성되었다면 훌륭한 자동차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마지막 바디를 어떻게 설계하고 디자인하여 효율과 성능이 좋으며 모양새 나는 자동차를 완성하느냐 하는 것은 더 없이 중요하다. 이 시점에서 완성된 자동차가 되기를 포기하는 아이도 생겨나며 대강 만들어 적당히 굴러가게만 하려는 부모도 생겨난다. 정말 훌륭한 교육은 이 단계에서 하이웨이에 올라갈 수 있는 최종점검과 마무리 시험운전을 마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건너뛰고 마음이 급한 부모들이 이미 차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하여 하이웨이로 아이들을 몰아 넣는 경우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앞으로 몇 십만 마일을 고장 없이, 사고 없이 달리려면 정말 정성껏 자동차 프레임을 완성하여야 하는데 우리는 이 스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자동차가 완성이 되어도 하이웨이에 올라가면 여러 가지 급변하는 비상사태가 예상되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다. 교육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궤도를 이탈할 수 있는 확률을 90%이상으로 본다. 미국까지와서 아이를 공부때문에 힘들게 하고 싶지않다는 어머님, 미국에서는 학교만 보내면 알아서 해준다고 생각하시는 아버님을 만날때마다 내심 걱정스러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민자의 자녀가 부모의 도움없이 스스로 학교를 잘 다녀 성공했다는 엄친아의 케이스를 보며 우리아이도 그럴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을 만날때마다 꼭 하고싶은 얘기가 있다. 자동차와 자녀교육은 단 한가지의 작은 부품이 잘못되어도 대형사고를 날수있다는 사실이다. 과연 우리는 아이들이라는 자동차가 완벽하게 제조되고 하이웨이에 올라가 안전하게 운행되기 위하여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있는지 되도록이면 모든 공정을 자주 점검하고 완벽한 준비를 하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