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우리의 기도와 소원을 절대로 다 들어주시지 않는다
가끔은 우리 어른들도 우리의 인생이 공평하지 않다고 신에게 불평을 한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사는지 모르겠다?’, ‘왜 나만 머리가 나쁠까?’, ‘왜 나만 못 생겼을까?’, ‘왜 나만 돈이 풍족하게 없을까?’,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실까?’, ‘왜 나만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불평과 불만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하면서 살아간다.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들도 자기생활 속의 어떤 불만을 종종 터트린다. 아이들은 자주 ‘It’s not fair.(불공평하다.)’라고 불만을 털어 놓는다. 아이들은 ‘왜 나만 공부를 하라고 그래?’, ‘왜 나만 내 방이 없어?’, ‘왜 우리 집에만 좋은 차가 없어?’, ‘왜 우리 집만 이번 여름에 휴가를 안가?’, ‘왜 나는 맨날 형이 입던 옷을 입어야 해?’, ‘왜 우리 부모님은 영어를 잘 못해?’, ‘왜 나를 미국에 데리고 와서 이 고생을 시켜?’ 등의 그럴듯한 항의성 발언을 하곤 한다.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아이들에게 만들어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될 수 있을까? 과연 아이들은 어느 만큼의 만족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과연 아이들에게 어느 만큼을 해 주어야 불평 없이 자기 인생이 공평하다고 행복해 할까? 아마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하고 있는 이 고민을 우리가 믿는 신도 마찬가지로 하고 있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인간들이 불평 없이 자기 생활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라고.
신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만족스럽게 만들어 주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도 자녀들을 절대로 만족스럽게 키울 수 없다. 신이 우리의 기도와 소원을 다 들어주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다해 주며 키울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의 욕망은 절대로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를 해 주어야 아이들 입에서 ‘It’s very fair.(매우 공평하다.)’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을까? 제일 먼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바램과 욕구를 현실적으로 맞춰나가는 훈련을 우리 스스로 일상생활 속에서 하여야 한다
고사성어에 득롱망촉(得籠望蜀)이라는 말이 있다. 농(籠)을 얻고 나니 촉(蜀)을 갖고 싶다는 뜻이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가 한 가지 소원을 이룬 다음 또다시 다른 소원을 이루고자 함을 비유하는 말로서 어리석은 인간이 어느 선에서 만족할 줄 모름을 비유한 것이다. 후한을 세운 광무제 유수 때로부터 약 200년 후인 후한 헌제(獻帝:189∼226)말, 즉 삼국 시대가 개막되기 직전의 일이다. 헌제 20년(220), 촉을 차지한 유비(劉備)가 강남의 손권(孫權)과 천하 대사를 논하고 있을 때 조조(曹操)는 단숨에 한중(漢中:섬서성 서남쪽 한강 북안의 땅)을 석권하고 농(籠) 땅을 수중에 넣었다. 이때 조조의 명장(名將) 사마의가 진언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진격하면 유비의 촉도 쉽게 얻으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러자 조조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란 만족할 줄 모른다고 하지만, 이미 농을 얻었으니 촉까지 바라지 않소." 이리하여 거기서 진격을 멈춘 조조는 헌제 23년(223), 한중으로 진격해 온 유비의 촉군(蜀軍)과 수개월에 걸친 공방전을 벌이다가 결국 '계륵(鷄肋)'이란 유명한 말을 남기고 철수하고 말았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끝없는 욕심을 버리고 자기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우선 우리는 얼마만큼 우리가 자기의 현실을 인정하고 만족하며 받아들이려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현재상황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마음부터 가져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끝없이 뭔가를 요구하고 갈망한다. 아이들은 언제나 자기의 주변상황에 만족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항상 새로운 것, 다른 것, 남들이 갖고 있지 않는 것들을 갖고 싶어하고 요구하며 추구한다. 또한 아이들은 남들이 갖고 있는 것도 갖고 싶어한다. 아이들은 가끔 엉뚱한 것들을 갖고 싶어하고 하고 싶어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는 것들도 가끔씩 찔러보며 확인을 하려 한다. 이런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한다면 절대로 아이들의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욕구에 대응하거나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 별다른 의미 없이 아이들이 갖고 싶어하고, 하고 싶어하는 얘기들을 우리는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있다. 혹시 그런 것들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아이가 밖에 나가 주눅이 들지 않을까 하고 지나친 염려를 하여 뭐든지 다 해주는 부모님들도 있다. 옛날에 우리가 살 때 힘들고 못했던 것들을 아이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부모님들도 있다. 힘들게 벌어서 아이들에게 뭐든지 해주는 것이 삶에 있어서 유일한 보람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님들도 있다. 아이들이 ‘It’s not fair’라고 할 때 마다 ‘Fair Game(공평한 게임)’을 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양보하거나 포기하는 부모님들도 있다.
우리는 부모로서 자녀들이 농 나라를 얻고 촉 나라를 또 얻으려는 끝없는 욕망을 절제해 줄 필요와 의무가 있다. 자기가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 새로운 것을 획득하려는 아이들을 자기가 갖고 있는 것들과 주변환경에 감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줄 필요가 있다. 우리가 매일 숨쉬는 맑은 공기, 마시는 깨끗한 물, 이만큼 먹는 풍족하고 맛있는 음식에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만들어야 하겠다. 우리를 건강하게 키워주신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잘 자라나주는 아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보임으로써 아이들 스스로도 그런 것들에 감사하며 자라나도록 해 주어야 하겠다. 왜냐하면 신은 절대로 지나치게 욕망 저너머의 소원과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