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다루면서 면역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면역이란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분하여 체내로 들어온 바이러스 등 적으로 간주되는 이물질을 식별하여 제거하는 인체 고유의 정화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암과 면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최근 제4의 항암요법으로 면역세포로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면역치료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 몸은 안팎으로 면역시스템을 작동시켜 스스로를 방어한다. 신체 외부는 피부가 신체 내부는 면역기관에서 면역계를 활성화시켜 우리 몸을 지켜내는데 그중 면역시스템의 최후의 보루가 "장관면역"이다. 장관에는 전신의 림프구가 약 60~70%가 집중되어 있어 이곳이 뚫리면 인체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관면역"을 키우기 위해서는 건강한 장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몸속에 사는 세균의 무게가 무려 2Kg으로 약 80%의 세균(유해균+유익균+중간균)이 장에 서식한다. 장 내 각종 유해균이 서식하게 되면 비만,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을 발생시키는 등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 실제 '푸소박테리움'이라는 유해균은 염증부위에 있는 세포를 암세포로 변환시켜 대장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장에 유익균을 기르게 되면 사람의 건강과 면역기능에 이로움을 준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육류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유해균이 생기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이러한 이유로 장 속 유익균의 수를 늘리기 위해 별도로 '프로바이오틱스'의 섭취를 권장하기도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적당량을 섭취했을 때 이로움을 주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총칭하는 말로 유산균이 대표적이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섭취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염증성 장질환, 유당불내증 개선에 도움을 주며 면역기능 개선, 감염예방, 유해균의 성장 방지 등의 역할을 한다. 덴마크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처방하기도 하는데 항생제를 먹는 환자의 경우 유해균은 물론 유익균까지 죽게 되어 보충제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여 항생제로 인해 감소된 유익균의 수를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프로 바이오틱스는 섭취 후 살아있는 상태로 장에 도달하고 잘 정착하여 생장해야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섭취 후 위를 지나면서 소화와 살균작용을 하는 위산에 의해 대부분 사멸하게 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엔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가 언급되기 시작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의 생장을 돕는 난소화성 성분으로 프로바이오틱스의 영양원이 되어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물질을 말한다. 프리바이오틱스는 대부분 식이섬유의 형태로 존재한다. 과일, 견과류, 채소류 등에 많이 들어있으며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도 풍부하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체내에서 좋은 역할을 하는 유익균이며,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익균의 먹이인셈이다. 양쪽의 알맞은 균형이 장내 환경개선과 원활한 면역세포의 증식에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갈조류에 함유되어 있는 후코이단은 암세포를 자살로 유도하는 아포토시스유도기능 이외에도 소장에 도달하여 장관면역을 활성화시킨다.
소장에는 장관면역의 사령탑이라고 불리는 페이에르판이라는 면역계통 조직이 있다. 소장에 도달한 후코이단은 페이에르판의 M세포로 흡수된다. 그리고 거기서 대기하고 있던 마크로파지가 후코이단을 유해한 외적으로 잘못 판단한다. 왜냐하면 후코이단은 당끼리 결합한 다당체로 고분자로 소화 분해되지 못한 채 소장까지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림프구가 총동원하여 후코이단을 공격한다.
즉, 후코이단이 흡수되어 림프구가 활발하게 만듦으로써 결과적으로 다른 병원균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시켜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 포인트는 후코이단이 고분자이기 때문에 장관면역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 외 면역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NK세포활성화 등 후코이단은 면역세포와 생리활성물질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공격과 방어를 하는 면역시스템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