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빠지면 극심한 심리적 및 육체적 고통은 물론 마지막에는 직장과 가정까지 잃게 된다. 삶의 모든 분야가 망가져서 중독 도박자들은 마약이나 다른 중독자들보다 더 많이 자살생각을 한다.
도박에 중독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점점 더 도박생각에 잠기게 되며, 더 자주 더 큰 금액으로 베팅을 하게 된다. 도박을 못하면 안절부절 못하고, 이미 문제가 심각한데도 계속 도박을 하는 등의 통제력 상실 증상들을 보이기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병적도박자(Pathological gambler)”라고 한다.
지난 10월에 라스베이거스에서 59명의 사망자와 527명의 부상자를 초래한 대형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아직 범인의 동기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범인은 주로 중독성이 강한 비디오 포커를 자주 했으며 한번에 1,000달러 베팅 또는 하루에 3만 달러 정도 도박을 했던 적이 있는 것으로 보도되어서, 도박문제를 이번 참사의 한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7년 전에 도박회복모임에 참석했던 한 40대 가장은 카지노에서 돈을 다 잃고 분한마음과 도박을 더 하고 싶은 충동 때문에 돈을 따고 귀가하는 사람을 뒤쫓아 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칼로 찌르고 돈을 탈취하려는 순간 두 자녀의 얼굴이 떠올랐다고 한다. 이미 도박중독자의 자녀라는 고통을 안겨주었는데 살인자의 자녀라는 오명까지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손에 쥔 칼을 꺼낼 수 없었다고 울면서 간증 했다.
한인 도박자들 중에는 더러 부모의 재산에 너무나 의존한 나머지 부모까지 살해하는 경우가 있다.
전국 문제도박협회는 미국 성인 중 1%가 중독도박자이며 2~3%는 문제도박자라고 해서, 성인들의 3~4%가 도박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중독 도박자들이 자살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영양, 수면 및 운동 부족으로 인해 육체적 이상증세들이 생기고, 정신적으로도 근심걱정이 많아지는 것과 상관이 있다. 중독 도박자들의 50%는 다른 약물까지 남용할 정도로 “이중 중독”이 심하며, 무엇보다도 문제도박 단계부터 파산할 정도로 재정적으로 악화되는 복합적인 문제들로 극단적인 생각을 한다.
미국 단도박모임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48%가 자살을 생각해봤으며, 13%는 자살시도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시설이 많은 도시의 자살률은 그렇지 않은 도시보다 4배가 높고, 중독도박자의 아내들이 자살할 비율은 그렇지 않은 가정주부들 보다 3배나 높다.
도박문제가 장기화할수록 배우자와 자녀 그리고 부모들은 이를 만류하느라 온힘을 다하다 기진맥진하게 되면서 삶에 대한 의욕과 희망을 잃고 “가족 전체의 병”으로 고통을 당하게 된다.
중독 도박자의 자살 또는 살해 충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이 세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전보다 더 정신적으로 위험한 증상들을 보이나? 삶에 불만이 많은가? 자주 부부 또는 가족들 간에 갈등을 빚고, 도박 이외에 다른 중독물체도 남용하나? 큰 부채가 있거나 최근에 많은 액수를 잃어서 아주 절망적 인가? 등을 확인해서 대처해야만 도박자의 극단적인 생각을 바꾸고 회복으로 안내할 수 있다.
평소 믿음생활을 잘하던 어느 교인은 공금을 유용하면서까지 도박을 하다가 죄책감과 좌절감에 인적 없는 사막에서 자살을 시도하려던 순간 어디에서인가 “괜찮아, 괜찮아”하는 음성이 들려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후 곧바로 회복모임에 참석해 본인의 안정은 물론 가족들도 잘 치유된 사례를 도박 중독자 가정들은 거울삼았으면 좋겠다.
▶ 한국일보 인터넷신문 - 도박 중독자의 자살 충동
(필자가 2017년 12월 5일자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난에 기고한 글임)
이해왕 선교사
중독 상담 전화 : 미국 (909) 595 - 1114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www.irecover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