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 특별 기고문!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들은 본의 아니게 사랑하는 가족을 중독자로 만드는 원인 제공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떤 과정으로 중독이 되고 피해를 야기하는 지 잘 모르면 가족들의 고통이 더 커지는 것은 물론 중독자의 치료를 효과적으로 도와 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중독증 치유역사는 금주령(1920~1933)이 해제된 직후인 1935년에 형성된 알코올회복모임(AA)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주로 알코올중독에 관한 연구 자료들이 많으며, 그 중 알코올 중독의 유전에 관한 연구들이 우세하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1996년에 실시된 “유전적 위험요인들”에 대한 연구조사는 부모에게 음주 문제가 있던 20대 젊은이들과 그런 문제가 없던 같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10년간 그들의 음주 습관과 패턴들을 조사했다. 성장과정에서 부모의 알코올 중독에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자녀들의 60%가 10년 안에 알코올 중독자로 된 반면 부모에게 전혀 알코올 문제가 없었던 자녀들은 22%만 알코올 중독증상을 보였다.
한편 유전 이외에도 공해와 환경과 같이 어떤 사회적 요인들과 가정 형태들이 중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예를 들면 가족들의 잘못된 태도, 가치의식, 신념, 행위 등이 중독이나 의존적인 가족을 만든다. 사회의 그릇된 형태와 환경도 사람들을 더욱 중독적인 경향으로 몰고 간다.
그래서 중독은 “유전, 환경, 학습” 이들 3가지 모두의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이면 어떤 자녀는 술을 과음하고, 다른 자녀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이렇게 부모의 중독문제와 관련해서 자녀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며 자신만의 대처방법을 개발하게 된다. 그래서 자녀들은 각자 모두 다른 것에 의존 및 중독되기가 쉽다.
더 예상 밖의 피해는 중독문제 가정에서 성장한 자녀가 결혼을 할 경우에, 의존적인 딸은 중독자와 결혼을 하고, 중독자가 된 아들은 의존적인 여성과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중독적인 사이클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부모가 중독자이면 자녀들은 중독적 가치의식과 논리들을 가정에서 학습하게 되어 부모는 자신의 중독행위들로 인해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중독을 가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중독자 부모는 자녀들을 대하는 모습이 수시로 바뀐다. 사랑하는 부모로서 행동하다가 다음 순간 무책임한 부모의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중독가정에서 성장한 자녀들은 어린아이와 같이 행동하다가 다음순간 책임감 넘치는 소년소녀 가장처럼 어른스러운 행동을 하기도 한다.
중독가정의 정서적 기류도 매일 그리고 시시각각으로 바뀐다. 아침에는 모든 것이 정상처럼 보였다가 저녁이 되면 집안 분위기가 먹구름으로 가득해진다. 이렇게 불안정한 분위기는 자녀들을 혼란과 불안으로 몰아넣어서 자구책으로 그들 자신만의 중독을 찾게 만든다.
중독을 제때 치유하지 못하면 가족구성원 모두가 병들게 만들어 “가족전체의 병”으로 커진다.
가정의 달을 맞아, 고통 받는 어머니들을 기억하며 이 글을 쓴다. 게임이나 마리화나에 중독된 자녀에게 회복 이야기를 꺼내면 고함을 지르며 거부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자녀의 얼굴을 바로보지도 못하는 어머니들, 얼굴을 반대쪽으로 돌리고 소리도 내지 못하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들이 한인사회에도 많이 있다. 더 이상 혼자 걱정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주위에 있는 치유기관의 문을 두드리기를 바란다. 그러면 회복의 문이 열릴 것이다.
(필자가 2017년 4월 27일자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난에 기고한 글)
이해왕 선교사
전화: (909) 595-1114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www.irecover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