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탈출

이해왕

선교사

  • 비영리단체 한인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센터장
  •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기고

도박자 남편에게 보여야할 아내의 새로운 의지와 각오

이해왕  |  등록일: 06.23.2011  |  조회수: 5763

도박 중독자수를 미국은 전체인구의 2~5%로 보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은 성인 인구의 9.8%나 되는 350만 명으로 보고 있어서 미주 한인교포도 10만 명 정도가 도박에 중독된 것으로 볼 수 있어 한인들의 도박은 미국인들보다 3배나 더 심한 실정이다.

가정에서 남편의 도박문제로 고통을 당하는 아내들은 도박자에게 "돈은 마약"과 같으므로 도박자금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는 말을 주위에서 자주 듣게 되지만 정작 아내가 이를 실행하려고 할 때에 남편이 도리어 화를 내고, 협박하며, 심지어는 폭력을 휘두르면 어떻게 되나 하는 염려와 걱정으로 망설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가정에서 학대받는 여성들에게 남편이 협박을 하면 “제대로 된 협박을 하라!”고 하거나 구타하면 가정폭력으로 “경찰을 부르라”는 충고들을 한다. 도박자 남편으로부터 학대받는 아내들도 이런 충고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부부 치료요법에서 한 배우자가 더 이상 복종적인 역할을 거부하고 평등한 파트너로서의 자유, 품위, 존경심 등을 주장할 때에 부부관계는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의 도박결과로 고통을 당한 아내들은 “나는 당신의 도박을 충족시키는 일들을 더 이상은 할 수 없다!”는 말로 남편에게 자신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남편에게 도박문제가 있는 가정에서 아내가 확실한 입장을 주장하며 더 이상 도박결과로 학대당하기를 거부하고 부부관계성에 변화를 촉구해 나가면 남편의 도박행위에도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전과 다른 아내의 확고한 주장과 태도는 남편으로 하여금 더 이상 아내를 자신의 도박을 충족시켜주는 대상으로 취급하지 못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아내를 다른 시각에서 보기 시작하게 한다. 즉 아내가 자신의 곁을 떠나면 크게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아내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아내를 위해서는 물론 자신이 좋아하던 도박에 대해서도 변화된 행동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식하기 시작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남편이 도박을 중단하지 않거나 생활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이혼하겠다는 식의 공연한 협박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아마 아내는 이미 이혼 이야기를 여러 번 했었지만 한번도 결행하지 않았으므로 도박자 남편은 별로 그런 상투적인 말에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이제 아내가 과거와는 달리 변화된 태도, 음성, 확연함, 진지함, 분노표현 등으로 앞으로는 남편의 공격에 일일이 정면 대응할 것이라는 것을 알리면 남편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아내의 메시지를 받게 되어 변화를 서두르게 될 것이다.
이는 고의로 남편을 위축시키려는 아내의 나쁜 의도가 아니라, 남편의 도박행위와 잘못된 생활태도를 중지시키려는 아내의 차원 높은 "강인한 의지와 사랑" 이다.

그러나 남편에 대한 앙갚음이나 분노심 때문에 그래서는 안 되며 아내의 권리와 요구사항을 주장하는 차원에서만 해야 한다 .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학대할 권리가 없고, 특히 부부관계에서는 더욱 그렇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회복치유로 나온 도박 가정들을 살펴보면 아내가 단호한 의지를 보여서 처음부터 남편과 함께 회복으로 나왔거나, 아내 혼자서만 먼저 회복 기관에 참석했다가 2~3달 후에 도박자 남편을 회복으로 안내했던 경우가 반반이다. 그리고 회복으로 나와서도 아내가 남편과 함께 계속 회복치료를 받은 가정은 회복이 잘되는 반면에 남편 혼자만 회복에 참석시킨 가정에서는 재발이 많아왔다.

남편이 다시 도박을 하면 아내의 도박 피해의식도 덩달아 재발된다. 그래서 아내가 단호한 의지를 보여서 남편을 회복으로 안내한 다음에도 아내는 남편의 도박기간에 받은 상처를 함께 치유 받아야만 부부간에 "회복균형(Recovery balance)"을 유지할 수 있어서 가족 모두가 재발이 없는 행복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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