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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농작물 - 고추와 후추 이야기

글쓴이: Artchocolate  |  등록일: 05.07.2015 16:24:51  |  조회수: 7893
유럽인들에 의해서 시작된 십자군 전쟁의 결과로 유럽은 동방과의 교류 통로인 비단길이 끊어지면서 고립되는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수많은 동방의 상품들의 교역이 중단되는 바람에 이집트의 종이를 비롯하여 인도의 향료, 중국의 비단과 차, 도자기 등 동방 산물의 수입로가 완전히 막혀 버렸던 것이다.



특히, 인도에서 들여오던 향료인 후추는 양고기나 돼지고기의 잡냄새를 제거해 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 교의 미사에도 유용하게 사용되었던 향료였던 만큼 후추 가격의 폭등은 유럽 세계를 마비 시켜 버릴 정도였다.

 

이에 유럽의 왕국들은 인도로 가는 육로가 아닌 새로운 해상로를 찾아야 만 했다.

 

가장 먼저 해상로를 찾은 국가는 포르투갈 왕국이었는데 그들은 아프리카 해안을 따라 남하한 뒤에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 아라비아 반도 해안을 통과하여 인도로 가는 해상로를 개척하였다.

 

세 척의 상선이 출발했다가 두 척이 해적이나, 풍랑, 그 밖의 아랍군함 등에 파괴되었다 할지라도 후추를 가득 실은 나머지 한 척의 배가 돌아 오기만 한다면 그 한 척의 후추로 그 모든 피해 보상을 하고도 이익이 남았다 하니 그 당시의 후추 가격의 폭등을 가히 짐작할 만 하다.



에스파냐의 후원을 얻은 콜럼버스가 이 후추라는 향료를 얻기 위해서 서쪽으로 향했는데 그가 도착한 곳은 인도가 아닌 전혀 새로운 대륙이었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이 대륙이 인도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만일 인도가 아니라면 콜럼버스의 서쪽으로의 인도항로 개척은 실패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인도에 갔다 왔다는 증거로 아메리카 원주민을 인도사람이라는 뜻인 인디오(인디언이라는 스페인어)몇몇을 스페인으로 데리고 가서 인도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아메리카 원주민을 아메리카 인디언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가 만일 인도에 갔다 왔다면 원래의 목적이었던 후추를 내놔야 했는데 그는 후추를 내놓지 못했다. 그래서 콜럼버스가 피미엔토 로호 (Pimiento rojo; 붉은 후추라는뜻의 스페인어, 영어로는RED PEPPER) 라며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상품이 바로 고추였다.

고추는 아메리카가 원산지로 전 아메리카에 고루 퍼져서 재배되던 식물로 적어도 기원전 7500년부터 아메리카 대륙에서 매운 향료 식품으로 식용되었다고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래서 재배 고추의 원산지는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아메리카 대륙에서만 부르는 이름도 다양한데 오늘날에는 멕시코의 할라페뇨(Jalapeño)를 비롯하여 볼리비아의 울루피카(Ulupica) 와 아히(Aji) 칠리(chili)등 여러 이름으로 남아있다. 지금도 스페인어로 일반적인 고추를Aji (아히)라고 부른다.

이 '붉은 후추'란 뜻으로 불려진 고추는 후추처럼 열대 지방에서만 재배된다는 제약이 없기에 온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 후, 1542년, 포르투갈은 스페인에서 얻은 고추를 인도로 가지고 가서 재배하였는데 당시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인도의 고안 지방을 비롯하여 터키와 헝가리로 전파되면서 파프리카와 매운 향료로 발전되었는데 2007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인도 고추인 부트 졸로키아(Bhut Jolokia)가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포르투갈 상인들에 의해서 고추는 인도네시아 와 중국, 그리고 일본과 한반도로 전파되어 졌다. 

중국에는 17세기경, 일본에는 16세기경에 전파되었고 우리나라에는1614년(광해군6년) 임진왜란 때 왜군이 맵고 독한 고추를 무기로 사용하려고 한반도로 가져왔다는 설과 함께 이수광의 지봉유설 (1613)에 보면 "고추에는 독이 있으며 일본에서 가져 온 것으로 ‘왜겨자’라고 불렀으며 담배, 호박과 함께 도입되었다" 라고 기록은 전한다.

 

이렇게 한반도에 전파된 고추는 오늘날, 김치를 비롯한 수많은 한국식품에 사용되면서 한류 바람을 타고 고추 원산지였던 아메리카 대륙을 파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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