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이야기

진 최

진 발레스쿨 원장

  • 한국 무용교사협회 미지부 회장 미주예총이사
  • 한미무용연합회장

323.버지니아 울프의 삶을 발레로 그리다. Review of the

글쓴이: 발레리나  |  등록일: 04.17.2024 08:42:00  |  조회수: 301


 

 내가 버지니아 울프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아마도 대학교 학창 시절 때였던 거 같다.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그 당시 “목마와 숙녀 이 시가 노래로 나 온 거 같다. 버지니아 울프 하면 불운한 어린 시절, 헌신적인 남편 레널드울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영국의 모더니즘, 페니미즘의 선구자, 어렵고 난해한 소설가라는 것이 내가 아는 전부였는데 나는 무슨 뜻이지도 잘 모르면서도 마치 버지니아 울프를 잘 아는 것처럼 생각 했다.

 

 그나마 몇 년 전 낭만독서모임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To the Lighthouse)의 책을 읽고 나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그녀의 내면의 모습이 하나씩 나에게 다가왔다. 이번달은 버지니아 울프와 같은 해에 태어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책을 읽고 있는데 의식의 흐름을 쫓아가다가 내 의식은 점점 흐려지고 있고 빙빙 돌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문학의 세계에서 내가 단 10%만이라도 이해를 하면 나는 성공했다고 믿고 싶다. 그동안 읽은 일이아드, 오디세이아, 오이디푸스 등 모든 게 서로 연결이 되면서 어렴풋하게 퍼즐이 맞추어 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 때 느끼는 흥분과 성취감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나만의 뿌듯함이다.

 

ABT (American Ballet Theatre) 발레단의 야심작 울프 웍스 (Woolf Works) 작품을 만들어 북미최초로 시거스트롬에서 공연을 한다는 이메일 받았을 때 망설임 없이 제일 먼저 티켓을 구입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코펠리아공연을 본 지 한 달도 안 돼서 지난 주말 나는 시거스트롬극장을 다시 찾았다. 날씨마저 비는 주룩주룩 오고 교통체증에 거의 한 시간 반을 걸려 도착했다. 과연 어떻게 발레로 버지니아 울프의 문학세계와 삶을 표현할까? 궁금했다.

 

ABT발레단은 한국 최고의 서희발레리나 안주원발레리노가 있어 다시 한번 높은 기량의 발레테크닉을 볼 수 있을 거라 기대를 했는데 토요일 저녁에만 내가 공연을 볼 수 있었고 그날은 출연하지 않아 아쉽게도 그들의 공연을 볼 수 없었다.

 

한마디로 공연은 감동을 뛰어넘어 충격 그 자체이다. 그동안 살면서 수많은 공연을 보았지만 이번 공연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체험이었다. 공연 내내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이공연을 못 보았으면 평생을 후회했을 것이다. 두 시간이 넘는 공연 내내 느낀 것은 단 하나이다. 정말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구나! 아직도 나는 갈 길이 멀었구나! 예전과는 달리 오늘날 무용가들은 단순히 춤추는 예술가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문학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무대장치 배경 사각프레임의 의미, 그립자처럼 따라다니는 또 하나의 자아를 표현하는 두 명의 무용수의 춤, 객석까지 비추는 생전 처음 보는 레이저 조명, 물 위에서 춤을 추는 추는 것 같은 무대 바닥 재료, 심장박동을 뛰게 하는 반복되는 음악 사운드 그 이면에 담긴 이야기와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춤 기술 뿐만 아니라 배경 이야기, 캐릭터 분석, 음악 등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안무가 멕그리거의 천재성에 탄성을 자아내다.

 

 “레이저 조명 진짜 멋있다. 조명담당자에게 연락해서 다음 우리 발표회공연 상의 좀 해볼까?”하고2부가 끝나고 쉬는 시간에 남편에게 부럽다는 듯이 말했더니 대답이 아바의 “머니머니 머니” 노래를 부른다. “ 오호통재 라.”한숨을 쉬며 나는 다시 판플렛에 눈길을 돌린다.

 

 공부 못하는 사람들이 춤춘다고 생각하는 시대가 있었다. 그 말이 듣기 싫어 나는 오기로 지난 20년 동안 매주 칼럼을 쓰기 시작했고 책과 씨름하면서 지금도 밤을 지새우고 있다. 그 덕분에 지식의 소양을 넓어졌으나 깊은 학습과 이해를 했다고 장담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확신하건대 “ 등대로” 소설을 쓰며 자신을 치유했던 버지니아 울프처럼 나 또한 그 덕분에, 글을 쓰고 춤을 추는 과정이 나에게 희망의 공간이 되었음을 느끼며 차분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 댈러웨이 부인이 꽃은 자기가 사 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분은 말 하시겠죠” 너무나도 유명한 버지니아 울프의 델러웨이부인소설과 자기만의 방의 뜬금없는 첫 문장을 어렴풋이 이해 한다고 느낄 때 “ 그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너의 지금 이 느낌이야! 뭔지 이제 알겠니? ” 하며 버지니아 울프는 나에게 속삭이며 길 읽은 나에게 베르길리우스처럼 새로운 세계로 나를 안내하고 있다. 알지 못하는 미지의세계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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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무용연합회. 진발레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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