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이야기

진 최

진 발레스쿨 원장

  • 한국 무용교사협회 미지부 회장 미주예총이사
  • 한미무용연합회장

237. 책임감 있는 진발레스쿨 아리랑 축제 공연

글쓴이: 발레리나  |  등록일: 10.04.2022 09:08:36  |  조회수: 1370


 엘에이 한국의 날 축제를 끝낸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오렌지 카운티 아리랑 축제 축하공연이 지난 일요일 오후 4: 30 에 있었다. 오렌지카운티는 엘에이에서 한 시간 가량 운전을 해야 한다. 멀기도 하였고 지난주 공연이 힘들었는지 많은 학생들이 공연에 갈 수 없다고 연락이 왔다. 한국의 날 축제 때는 단원 55명이 함께 공연을 하였는데 이번 행사에는 15명이 빠지게 되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일로 나는 일주일 내내 12의 작품을 다시 안무를 하여 학생들의 자리를 재 배치하여야 하였다. 공연 날 학교 행사가 있는 학생도 있고, 엄마가 회사 일로 함께 타주로 간 학생도 있고, 생일파티 모임에 가야 하는 학생도 있고, 식구가 코로나가 걸려 못 오는 학생도 있고, 열이 나서 몸이 안 좋아서 참석을 못하는 학생도 있게 되었다. 발사모 ( 발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성인팀도 케이티 선생님이 파트타임 일을 대신 할 사람이 없어 못 온다고 한다. 솔로 파트가 있어 당장 대신할 사람이 없었다. 학생들이 두 달 동안 열심히 연습한 그 작품을 뺄 수가 없어 결국은 내가 솔로 파트를 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소희 어머님이 전화가 왔다. 오늘 공연인데 어젯밤부터 소희가 배탈이 나서 밤새 한잠도 못 자며 고생을 하였고 아직도 일어나지를 못한다고 하였다. 아침 10시에 리허설을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하신다. 6명이 하는 플라워 왈츠는 파트너와 함께 춤을 추는 안무가 있어 한 명이 빠지면 짝이 없게 된다. 아픈 몸을 이끌고 공연하는 건 무리이다. 잘 몸조리하고 상태가 나아지는지 지켜봐 달라고 했다. 그런데 한의원을 하는 친구 크리스틴 집에 가서 약을 가져와서 먹고 몸이 괜찮아져 공연을 하러 왔다. 그레이스도 몸이 안 좋아 공연을 안 하려고 했는데 학생들이 많이 빠져 공연이 안되는 것을 보고 다시 참가를 해 주었다.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함께 해 주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공연장에서는 학부모님들이 모두 함께 도와주며 순서에 따라 아이들 줄도 세워주고 소도구도 다 잘 챙켜주고 주변정리를 깨끗이 해 주었다.

 

 책임감이란 무엇일까? 주어진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알고 끝까지 맡아서 잘 수행하는 태도이다. 학생들이 못 온다고 헤서 공연을 못하고 포기할 수는 없다. 일주일 내내 재 안무를 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내려놓음도 알게 돠었고, 더 많은 것을 깨닭게 되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음식부스에 수고하신 선생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주변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리랑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출 때 나는 푸른 하늘을 보았다. 톨스토이의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이 순간 머라속에서 생각났다. 선생님 엘샤공주 같아요. 3살 발레리나 케일린의 극찬에 고난주간 같았던 지난 일주일의 힘겨웠던 일이 솜털처럼 날아갔다, 사는 이유? 행복은? 바로 이런 것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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