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레는 언제나 조용히 한 해의 끝에 서 있다. 막이 오르기 전의 숨 고르기처럼,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하고 다음 계절을 기다리게 만든다. 올 한 해도 그렇게 발레와 함께 걸어왔다.
우리는 많은 무대를 만들었고, 또 많은 무대를 보았다. 무대 위에 서기도 했고, 객석에 앉아 다른 예술가들의 춤을 바라보기도 했다. 발레 공연뿐 아니라 콘서트홀도 자주 찾았다. 음악과 몸, 공간이 만나는 순간들 속에서 우리의 감각은 자랐고, 삶의 결은 조금 더 깊어졌다.
이 한 해의 끝에서 나는 마지막 공연으로 호두까기 인형을 보았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음악과 이야기, 아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을 여는 이 작품은 발레가 가진 ‘꿈꾸는 힘’을 가장 잘 보여주는 클래식이다.
이번 공연은 LA 발레단의 무대였고, 장소는 돌비 시어터였다. 무엇보다 이 공연이 특별했던 이유는 우리 진발레스쿨에서 주니어·어린이·성인 클래스를 가르치는 제이콥 발레 선생님, 그리고 연습실에서 늘 성실하게 연습하던 학생 에린이 그 무대에 함께 서 있었기 때문이다.
연습실에서 보던 동작과 같은 동작이었지만, 막이 오르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제이콥 선생님은 러시아 캐릭터 춤에서 완성된 발레리노의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에린은 동화 속에서 막 걸어 나온 주인공처럼 관객의 마음에 닿았다. 기술은 연습실에서 만들어지지만, 예술은 무대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나는 이 작품을 서른 번도 넘게 보았다. 그럼에도 매번 감동은 새롭다. LA 발레단은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사회와 발레를 나누고, 그 과정에 우리 진발레스쿨의 학생들도 함께해 왔다.
이 마지막 공연을 보며 올 한 해가 자연스럽게 겹쳐 보였다. 이 모든 시간은 결코 나 혼자의 것이 아니었다. 함께 연습한 제자들, 같은 방향을 바라본 선생님들, 묵묵히 응원해 준 가족과 주변의 모든 사람들 덕분이었다.
그래서 올 한 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감사’다. 공연이 끝난 뒤, 할리우드 돌비 시어터 앞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우리는 그렇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막이 내려간 뒤에도 발레는 끝나지 않는다. 무대의 조명이 꺼진 후에도, 발레는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서 춤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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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발레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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