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이웅진의 만남과 결혼]1000억원대 자산가 사위 될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남자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5.24.2017 00:40:49  |  조회수: 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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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남성분들은 다음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자리 이동을 해주세요. 1번 남성은 2번으로, 2번 남성은 3번으로, 15번 남성은 1번으로 오시면 됩니다.사회자의 안내 멘트가 끝나자 남성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조에 남녀 15명씩 30, 그렇게 10조가 짜여서 300명이 모인 단체미팅 자리에서다.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결혼 성공률이 높습니다. 마음에 안 들어도 그 상대에게 집중하는 게 최고의 매너이자 배려입니다.

 

이동 중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하려는 듯 사회자의 멘트가 이어졌다. 그냥 흘려들을 수도 있는 평범한 말이었지만,만일 새겨들었다면 그날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한 남성이 그 자리에 있었다.


행사 내내 나는 A를 주목하고 있었다. 자리 이동할 때 파트너를 보더니 약간 찡그린 표정을 짓더니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화장실 간다고 자리를 떴다. 파트너가 마음에 안 들었다는 거다. 남녀가 만나면 3초 안에 만날지 안 만날지를 결정한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이 참가하는 단체 미팅에서는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마음에 들면 빨리 가서 앉고, 마음에 안 들면 화장실이나 전화 핑계를 대고 시간을 끈다.
자리로 돌아온 A를 보니 그녀를 건성으로 대하는 게 눈에 보인다. 쯧쯧.혀를 차고 말았다. 그가 부모님이 원하는 부잣집 사위가 될 기회를 놓치는 순간이었기에. 그것도 1000억원대 자산가의 사위를 말이다.

결혼정보회사에서 주선하는 만남은 11 맞선이나 단체미팅이 주를 이룬다. 일반 맞선은 상대 조건을 먼저 보고 만난다. 그래서 만나기 전에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다. 이에 비해 단체미팅은 느낌이 먼저다. 많은 사람이 모이니까 누가 누구인지 모르고 일단 만난다. 그리고 나중에 홈페이지에서 만났던 상대의 조건을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단체미팅은 조건보다는 느낌이 먼저이고,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잘 세팅된 맞선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생기기도 한다.

 
1000억원대 자산가 사위 될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남자 사실 A의 부모님과 안면이 있었다. 행사 몇 달 전, 그 아버지가 오랜만에 찾아와서 식사했다. 아버지는 고위 공직자로 퇴직하고 시작한 사업이 잘 안 돼서 어렵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 먹고 살만은 한데, 옛 시절만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아들만 둘인데, 큰아들의 혼사를 의뢰하면서 여러 조건을 제시했다.
본인 사정 얘기를 하면서 은근히 부잣집 사위로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중을 비췄다. 그 큰아들이 A였다. 아버지의 무리한 욕심이었으면 힘들었을 텐데, 다행히도 A는 인물도 좋고, 배우자로서 조건도 무난했다. 그전에 매니저들이 몇 번 A의 맞선을 주선한 적이 있었다. 교사, 공기업 직원 등 몇 명을 소개했는데, 여성들 반응은 좋았던 반면 A는 시큰둥했다. 그러던 중 단체미팅 일정이 잡혔다. 참가자 명단을 보니 눈이 번쩍했다.

천 억대 자산가의 딸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직업 윤리상 모든 참가자에게 중립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단체미팅의 경우 참가 추천은 하되, 조건 같은 민감한 부분은 설명하지 않는다. A에게도 그런 여성이 참가한다고는 안 하고 무조건 나오라고만 했을 뿐이다. 뭔가 있다는 것을 직감한 아버지가 압력을 넣어 그 자리에 나오게 된 것이다.
남녀가 만나는 데는 운도 작용하고, 인연의 역할도 크다. 흔히들 좋은 사람 잘못 만나다고 걱정만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상황에 스스로 몸을 던져야 하는데, 그렇게 안 하고 기다리기만 한다.
이 시대는 기다리기만 해서는 상대가 안 나타난다. 단체미팅은 남녀 만남의 결정판이다. 일단은 당장 눈에 보이는 외모가 좌우한다. 재미있는 것은 대개 단체미팅에는 외모가 좋은 사람이 30%, 중간 정도가 40%, 안 좋은 사람이 30% 비율로 참가하는데, 성공률은 비슷하다.
사람 보는 시각이 다양해서 누구에게는 호감이 안 가지만, 누구에게는 이상형이 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다만, 처음에는 느낌으로 인해 눈에 띄는 여성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있는 것이다.
B는 일반 직장에 다니는데, 아버지가 대형 건물을 몇 채 소유한 자산가이고, 집안 대대로 부자였다. 집안에 대해 내색을 안 하니 남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여성일 뿐이다. 그래서 단체미팅에서 남성들 관심을 끌지 못했다. A와 B가 마주 앉았다. A가 화장실에 간다고 일어선 그 순간이었다. A는 별로인데, B는 호감을 느낀 듯했다. 그 자리에서 전화번호는 주고받지 않았지만, 인터넷상에서 B는 A에게 만남 신청을 했지만, A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런데 B에게 만남 신청을 한 남성 C가 있었다. C가 B의 배경을 알고 만난 건 아니었다. 남성들이 다 외모를 보는 건 아니다. 현실을 파악하고 자기 눈높이에 맞추는 사람이 결과적으로 잘된다. 그런 경우가 10명 중 2-3명 정도 된다. 두 사람은 몇 달 후 결혼했다. 조건보다는 사람의 느낌을 보았던 C로서는 대박이 난 것이다. A는 그런 사실을 모른다. 그가 여느 남성과는 다른 시각으로 여성을 파악했더라면, 내가 아쉬워할 뿐이다. 그는 지금도 미팅을 하고 있다.
내 생각에 다음 세대는 결혼으로 부의 재편이 이뤄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거의 모든 가정이 자녀가 1-2명이다 보니 건강관리만 잘하면 결혼으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생각해보라. 건물이 수만개이고, 다 주인이 있다. 그들도 자녀가 있을 것이고, 인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그 경계선 밖에서도 자녀의 배우자를 찾게 될 것이다.


그럼 어떤 사람에게 기회가 갈 것인가? 많은 조건이 있지만, 건강한 사람이 아마 3위 안에 들 것이다.  B와 C의 이야기는 모든 남성의 로망이고, 이런 일은 만남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다.
작정을 하고 만나려고 하면 안 되고, 전혀 예기치 않은 인연이 맺어지는데,
그게 단지 운은 아니다.  건전한 안목과 노력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A에게도 좋은 사람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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