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30대 중반의 의사 ㄴ씨. 아들 하나를 둔 이혼남인 그는 이것저것 복잡한 게 싫다며 미혼여성과 결혼하고 싶어했다. 조건만 좋으면 이혼남도 괜찮다는 20대 중반의 ㄷ씨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는데, 관계가 급속도로 진행되어 만난 지 2주일 만에 결혼을 결정하고 성관계까지 갖게 되었다.
그러나 얼마 후 ㄴ씨의 태도가 돌변, 결혼은 물론 관계를 청산하자는 폭탄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여자가 자신의 요구에 대해 너무 쉽게 허락하는 데다가 알아보니 처음에 들었던 것과는 조건이나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런 경우 모든 면에서 여자가 손해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나는 ‘여자의 성급함이 유죄’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갖춘 상대를 만났다고 해도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가며 서로 가까워져야지, 너무 쉽게 모든 것을 허락하는 것은 만일의 경우에 어떤 빌미를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결혼상대를 고를 때 남자는 외모를, 여자는 능력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능력있는 남자와 외모가 뛰어난 여자가 만나면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쉽다.
남자의 심리는 너무 쉽게 끌려오면 오히려 싫증을 내게 되어 있고, ‘내 여자’라고 여기는 순간부터 딴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렇게 해서는 안되지만 말이다. 때문에 여자들은 마음이 끌리더라도 겉으로는 적당히 거절하는 기술적인 면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남자와의 줄다리기에서 너무 당기지만 말고 가끔은 풀기도 하면서 관계의 진전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게 무슨 진정한 사랑이냐’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상대에게 일단 빠져들기 시작하면 단점이나 고쳐야 할 습관, 사고방식 등도 그냥 지나치게 된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결혼생활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빨리 달궈지면 그만큼 빨리 식게 되어 있다. 그런 경우 상처 또한 크다. 사랑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지만, 많은 것을 차분하게 고려할 수 있는 이성적인 면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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