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늦어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2년 전인가. 「결혼 못하는 남자」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은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40대 남성이다. 멋진 외모, 탁월한 패션감각, 거기다 경제력도 갖췄다. 그런데 아직 싱글이다.
그는 결혼을 안한 것일까, 못한 것일까? 자신은 결혼은 안한 거라고 주장하지만, 남들 보기에는 결혼 못하는 이유 투성이다. 특히나 그의 이기적인 성향은 ‘함께’가 기본인 결혼생활을 감당해낼 수가 없다. 드.라.마.의 특성상 좀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우리 주변에도 이런 남녀들이 많다.
자신도 허물투성이면서 남의 허물을 그냥 못 넘기는 사람들, 자신은 상대에게 어떤 인상을 줄 지 생각 안하면서 상대에 대한 비판만 하는 사람들, 내가 상대를 선택해야만 만남이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 이런 부류다.
하지만 이성을 만난다는 건 돈을 넣고 원하는 버튼을 눌러 물건을 뽑는 자판기가 아니다. 내가 상대를 원하듯 상대 역시도 나를 원해야만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게 남녀관계다. 그렇다면 한번쯤은 상대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도 같다.
현실 인식 못하는 결못남, 철벽녀들
한국에서는 한 때 ‘철벽녀’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결혼적령기가 넘도록 연애에 관한 모든 것을 철저히 막는 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엔 철벽녀들이 많다.
한국적인 정서에서 여성은 자신보다 조건이 좋은 남성을 만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것을 따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기대에 못미치는 남성은 아예 접근부터 차단해버린다. 그렇게 해서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단시켜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왜 자신의 결혼이 늦어지는지 상황파악을 못하고, 여전히 연애와 결혼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한다.
한 여성의 경우 결혼이 자꾸 늦어지자 그녀의 부모님은 딸의 결혼에 도움이 될까 싶어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 매장을 열어주려고 목 좋은 곳을 찾는 중이다. 하지만 그녀가 결혼하지 못하는 건 직업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의 처지에 안맞게 눈이 너무 높아서다.
지금까지 많은 남성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는 마음에 드는 사람들도 몇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잘 안되었을까? 이유를 들어보니 가관이 아니다. 아파트 전세 밖에 구할 형편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는 자기 집에 손벌릴까봐 결혼을 깼다. 외모도 괜찮고, 돈도 잘버는 남성과 결혼 얘기가 오고간 적이 있었는데, 그의 어머니가 까다롭다는 말을 듣고는 시집살이 시킬까봐 헤어졌다. 외모가 준수한 연하의 펀드매니저는 집안이 별로라서 헤어졌다.
한마디로 철벽녀 증상이 심각한 이 여성은 아마 결혼하기 힘들 것이다. 결혼이란 게 내 것, 니 것을 따져서는 되는 것이 아니며, 조건만 보고는 지레짐작해서 결론을 내려버리니 세상의 어떤 남성이 그녀 마음에 들겠는가.
완벽한 싱글을 만나느냐, 함께 완벽한 커플이 되느냐
사람은 겪어 봐야 아는 거다. 조건이 그 사람을 다 말해주지는 못한다. 조건은 나보다 별로인 사람들이 결혼을 잘만 하는 걸 봐도 그렇다.
생각만 많아서는 연애도, 결혼도 할 수가 없다. 상처받기 싫어서, 손해보기 싫어서 시작조차 못하면서도 완벽한 상대가 자신 앞에 나타나 주기를 기대하는 건 욕심이다.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일단 시작해봐야 실패건, 성공이건, 일의 방향이 결정된다.
누군가에겐 결혼이 어려운 과제다. 어떤 이유에서건 결혼이 늦어진다는 건 상대의 마음에 들지 않을만한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거고, 결혼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마음의 문을 열면 그만큼 상대를 만날 기회도 늘어난다.
찾기 힘든 완벽한 싱글을 만나려고 애쓰느냐,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완벽한 커플이 되느냐, 그 지점이 바로 여러분 인생의 운명을 결정짓는 갈림길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미주센터 이순진 지사장(213-368-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