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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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만남과 결혼]스킨십만 하면 남자들이 떠나는 여자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6.10.2017 08:23:18  |  조회수: 4656

“대표님. 잘 만나다가 스킨십만 하면 남자들이 변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전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럴까요?
제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나요?
대표님 보시기엔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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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푸념하듯이 속내를 털어놓았다.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혹시?’ 싶었다.
나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말했다.
“스킨십이라면 손을 잡거나 키스하는 정도인가요? 아니면 더 깊은···”
“뭐 그냥··· 깊을 때도 있고요,”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역시 그거구나’ 싶었다.
한 분야에서 오랜 세월 일하다 보면 도통하는 것 비슷한 경지에 이르게 된다.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경험이 쌓이고,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중매라는 게 조건 맞는 상대를 찾아주는 기계적인 일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로 시작해서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중매다. 그만큼 회원들과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된다. 어떤 회원들은 오랜 시간 알고 지내면서 끈끈한 정도 쌓인다.
그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올해 서른인 그녀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5-6년 전에 기업 주최 강연에 갔다가 알게 되었는데, 결혼연령이다 보니 가끔 소개도 해주고, 고민상담도 해주고 그렇게 지내온 사람이다. 그녀에게 남성을 몇 명 소개했는데, 오래 이어지지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하다 보면 잘 되는 사람, 안 되는 사람 다 있는 것이고,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음을 기약하곤 했다.

 
기자만남을 꼭 성사시켜야만, 혹은 그렇게 해주고 싶은 경우가 있다. 정말 인간적으로 친하거나, 가끔은 결혼이 성사되면 사례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그 약속이 지켜진 적은 거의 없다. 사례 한다고 잘해주고, 잘 안 해주고 그럴 수도 없는 게 우리 일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녀에게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드는 남성이 나타났다. 그 전까지는 6개월에 한번 소개해주고, 그러다가 잊을만하면 또 연락이 와서 소개해주고, 그런 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잘 되게 하려고 소매 걷어 부치고 나섰다.
“남성이 좀 무뚝뚝한 편이거든요. 말 안 한다고 싫어하는 게 아니니까 무턱대고 돌아서면 안 되요.”
“상대가 감정표현이 적으니까 00님이 조금 적극적일 필요가 있어요.”
서로의 성향을 보고 코치를 했더니 처음에는 순조로워 보였다. 그러다가 관계가 좀 가까워지는 느낌에 코치할 시점인 것 같아서 점검을 하는 중에 우연히 스킨십 얘기가 나온 것이다.
여성이 그 얘기를 꺼내는데, 경험상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스킨십을 한 후 갑자기 관계가 멀어졌다는 얘기를 몇 번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락이 없다니요. 00님이 찼어요?”
“아뇨.”
“손만 잡았는데, 그래요?”
“그런 건 아니고요.”
남자와 관계를 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내가 알기로 냄새와 관련이 있는 게 대부분이다. 냄새라고 하면 입 냄새, 몸 냄새, 그리고 성관계시 여성에게서 나는 냄새이다. 몸 냄새는 본인이 알지만, 나머지 둘은 잘 모른다. 냄새가 나는 경우 남자들은 참고 넘어가기도 하지만, 예민한 사람들은 아주 질색을 한다. 간혹 성적 취향이 독특한 사람은 관계를 하기 전에 여성이 몸을 못 씻게 하는데, 그런 경우는 아주 극소수이다.
만남 초기에 특히 체취는 그 사람에 대한 느낌을 갖는 데 중요하고, 심지어 체취가 싫어서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 액취증 있는 여성을 만난 적이 있는 한 남성은 “냄새 하나로 사람이 100% 달라 보였다”고 할 정도였다. 그만큼 남녀 교제 시 냄새는 중요하고, 그래서 말하기 껄끄럽고 어렵지만, 해줘야 한다.
하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였다. 잘못하면 오해를 살 수도 있고, 그녀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문제다. 신뢰가 있어야만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얘기였다. 결국 나는 다른 사람에 빗대어 얘기를 했다.
“입에서 냄새가 났는데, 치과나 내과 치료를 해서 좋아진 사람들이 있어요. 어떤 분들은 산부인과 치료를 받고 냄새가 없어졌다고도 하고요. 잘 지내다가 관계를 가진 후 그런 거라면 본인은 잘 몰라도 신체적 문제로 인한 냄새일 수도 있거든요.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겠어요.“
그녀는 나의 말을 듣고 당황한 기색이었다. 그래도 나는 말을 해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스킨십은 관계의 완성이거든요. 벌이 꽃을 찾아가는 건 향기 때문이고, 남성도 그렇고요.”
그녀가 내 말대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다음에 소개한 남성과 몇 개월째 잘 만나고 있고, 곧 결혼날짜 잡는다는 소식도 들렸다. 나보다 남들이 더 잘 아는 것이 냄새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라도 이성과 교제할 때는 자신의 냄새를 확인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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