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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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만남과 결혼]서른 살 남자 세 명 15년 지난 뒤를 보니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6.02.2017 22:32:58  |  조회수: 4760

한 명은 결혼을 잘하지 못한 경우,
한 명은 이상형을 만난 경우,
또 한 명은 결혼을 안 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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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은 물론 잠재이혼도 많아지는 시대이다. 세상 모든 커플들은 행복을 기대하며 결혼한다. 처음부터 헤어지거나 불행할 것을 예상하고 결혼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많은 상황이 발생한다.

 



결혼이라는 것은 배우자 만나는 과정, 그 후 결혼생활, 그리고 아예 결혼생활 자체를 안 하는 경우도 나눠서 봐야 한다. 누구는 잘 만나서 잘 살기도 하고, 누구는 잘 만났는데, 안 좋게 끝나기도 한다. 또 누구는 결혼은 안 했는데, 해피엔딩인 경우도 있다. 25년 동안 10만 건 이상 만남을 주선하면서 뒷모습도 많이 보게 된다. 그 모습이 늘 행복한 것은 아니어서 마음이 쓰이기도 한다.

1990년대 말로 기억한다. 70년생 남성 3명이 비슷한 시기에 가입했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결혼적령기였던 30세 남성과 이 연령대를 원하는 여성 20쌍이 만나는 스피드 데이팅에 함께 참가했고, 이 세 남성의 삶의 궤적을 살피는 계기가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이들 중 한명은 결혼을 잘하지 못한 경우, 한명은 이상형을 만난 경우, 또 한명은 결혼을 안 한 경우이고,
이들의 15년 후가 펼쳐진다.A는 좋은 집안에서 귀하게 자란 도련님 스타일이었다. 잘생겼고, 직업도 좋았고, 많은 만날 수 있는 혜택을 받았고, 또 어떤 사람이라도 선택하면 잘될 수 있는, 말하자면 갑의 위치에 있었다. 그는 외적인 조건을 보고 결혼상대를 선택했는데, 결혼하고 보니 성격이 안 맞았다. 상대 또한 잘났다면 잘난 사람이다 보니 서로 자존심 싸움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아이 하나를 낳고 2~3년 만에 이혼하게 되었다.
애 딸린 이혼남이 되었지만, A는 아쉬울 거 없는 환경에서 당장은 마음 놓고 연애하면서 독신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이런 생활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인간에게 주어진 에너지는 정해져 있고, 그것을 빨리 쓰느냐, 늦게 쓰느냐가 다를 뿐인데, A는 그것을 너무 빨리 소진해버렸다. 어느 순간 쇠락하기 시작했고, 그 빛나는 외모는 빛을 잃었다. 게다가 이혼하면서 재산을 나눠주고 계속 돈을 쓰기만 해서 경제적으로도 곤궁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그런데도 그는 과거의 화려한 시절을 잊지 못했고, 예전 수준으로 재혼 상대를 찾았다.


 
어쩌다 한 번씩 만남을 주선하면 양쪽에서 불평을 들었다. 그는 “왜 아줌마를 소개하느냐?”고 했고, 상대 여성은 “남자로서 뭐 하나 내세울 게 없다.”고 했다. 여자들의 평가가 달라져 있었다. 그는 도련님이 아니라 마당쇠였던 것이다. 능력 있는 여성과 재혼하기를 원하지만, 그게 가능할는지는 미지수다.
B는 A와는 대조적이었다. 미인을 만나고 싶은 건 B도 마찬가지였지만, 모은 돈도 얼마 안 되고, 집안도 평범한 그로서는 결국 자신의 이상형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여성과 서울 변두리 작은 예식장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그때만 해도 B는 자신의 삶이 그저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결혼 후 반전이 일어났다. B의 아내는 살림 잘하고, 음식 잘하고, 재테크에도 능했다. 넓은 평수의 자기 집을 갖고도 오피스텔과 상가에서 나오는 월세 수입이 상당했다. 아이 둘을 낳았고,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를 하고 있다. 가정이 안정되다 보니 B는 15년 전보다 더 젊어지고, 얼굴도 활짝 폈다. 마당쇠였던 그는 도련님이 되어 있었다.
문제는 C였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결혼이 늦어지다가 결국 독신으로 남았다. 혼자 마음대로 살다 보니 담배와 술이 늘었고, 몸에 그 냄새가 배었다.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후줄근하고 심지어 구겨진 와이셔츠를 입고 회사에 다닌다. 이런 C에게 여성들은 전혀 매력을 못 느끼고, 실제 최근 지속적으로 만나는 여성도 없다.
혼자 살고, 데이트도 안 하는데, 돈도 못 모았다. 경제상황은 15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이대로라면 C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다. 지금은 40대 중반으로 그나마 젊으니까 버티는 것이지 어느 순간 체력은 갑자기 떨어질 것이고, 더 이상 젊음을 자신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면 혼자인 삶에 대해 심리적으로도 위축될 것이다.
 

30세 남성 세 명이 45세가 된 15년 동안 그들의 인생 성적표는 어떻게 달라졌나?
자신을 개런티해주는 배우자를 만난 B가 이 순간 가장 빛나고 있다.
A는 이혼남이지만, 결혼도 해봤고, 아이도 있다. 본인 눈만 좀 낮추면 아직은 기회가 있다. 절반의 성공이다.
하지만 C는 결혼도 못해봤고, 지금 상태라면 앞으로도 결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상적인 삶의 사이클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면 성공한 것이고, 안 하면 실패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 남성의 15년을 보면 결혼이 인생 역전의 계기가 되는 건 분명하다.
서로 원하는 배우자를 만났다고 해도 노력하지 않으면 실패하는 것이고,
어쩔 수 없이 한 결혼도 반전의 여지가 있다. 그것이 인생의 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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