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님, 잘 만났는데, 스킨쉽만 하면 남자들이 변하는 것 같아요.
제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는 건가요?
소개를 받으면 종종 내게 상담요청을 하던 한 여성이 심각한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로 찾아온 그녀를 직접 면담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인상도 좋고, 세련된 분위기, 게다가 30대 중반의 나이에 걸맞는 커리어우먼이다.
“제가 보기에 00님은 남성들이 충분히 호감을 가질만한 분인데요..
스킨쉽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진도가 나간 거예요?
예를 들어 키스, 아니면 더 깊은..”
“뭐...깊은 단계까지 가기도 하죠.”
그녀 얘기를 들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짚이는 데가 있었다.
그 정도의 외모와 커리어면 연애를 해도 몇 번은 했을텐데,
이상하게 오래 만난 남성이 없어서 의아해한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아직 인연을 못만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고민을 듣고 보니 상황을 자세하게 파악해야 할 것 같았다.
“가장 최근 일 좀 얘기해주시겠어요?”
“그게.. 사귀자고 한 건 2달 정도 되었고, 그리고는 거의 매일 만나면서 불이 붙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인가, 갑자기 그 남자가 자꾸 저를 피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게 언제쯤인가요? 그 즈음에 특별한 일이 있었나요?”
그녀는 잠시 망설였다.
“잤어요. 근교로 여행을 갔다가..”
“그후에 남자 태도가 돌변했다는 건가요?”
“제 기억으로는 그래요. 그래서 저는 잠자리 테크닉이 부족한가, 하는 생각도 했거든요..”
그녀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솔직해야 했다.
그래도 그녀의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다른 사람을 빗대어 은근히 얘기를 했다.
“제가 아는 어떤 남성분은 몸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서 이성교제가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피부과에 가서 치료를 받고는 좋아졌는데,
그리고는 바로 연애를 시작했죠.
혹시나 싶어서요. 잘 지내다가 관계를 가진 후 그런 거라면
본인은 잘 몰라도 신체적 문제로 인한 냄새일 수도 있거든요.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겠어요.”
물론 그녀는 내 말을 듣고 당황한 것 같았다. 반박을 안하는 걸 보면 내 추측이 맞은 듯했다.
만남 초기나 막 교제를 시작한 경우 체취는 그 사람에 대한 느낌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액취증이 있는 여성을 만난 적이 있는 한 남성은 “냄새 하나로 사람이 100% 달라보였다”고 할 정도였다.
이후 그녀를 소개하는 데 있어서 한가지 요건이 더 추가되었다.
냄새를 잘 못맡거나 냄새에 예민하지 않은 남성 말이다.
그리고 얼마 후 우연하게도 그런 남성을 찾았다.
“제가 입맛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은데요. 그게 사실은 냄새를 잘 못맡아서 그래요. 왜 코가 막히면 맛을 잘 모르잖아요.”
자신의 특성을 소개하면서 그런 말을 한 남성이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을 소개했다.
말하자면 냄새 나는 여성과 냄새 잘 못맡는 남성의 만남이었다.
그동안 그녀가 치료를 받아서 냄새가 없어진 건지, 그 남성이 정말로 냄새를 못맡는 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두 사람은 지금 잘 만나고 있다. 잘 만나는 정도가 아니라 찰떡 궁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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