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 스타일의 두 남자,
그녀의 이상한 양다리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연구직에 종사하는 30대 초반의 그녀는
지적이면서도 재치가 넘치는 여성이다.
게다가 귀염성 있는 외모, 스타일 좋은 몸매와 패션감각은
공부만 했을 것 같은 인식을 확 깨주기까지 했다.
몇 번의 소개 끝에
그녀는 본인의 이성상에 가장 근접한,
학문적으로, 인격적으로 존경할 수 있는
전도유망한 대학 전임강사에게 마음을 정했다.
내가 알기로는 그랬다.
그런데,
두달쯤 지났을까,
그녀가 상담 요청을 했다.
“언니 같아서 의논 좀 하려고요.”
강사 남친과는 무난하게 잘 만나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몇 년째 남사친 정도로 알고 지내는 남자가 있는데,
남친과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결심하고 나서부터
그 남사친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사람을 차별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과는 하늘과 땅 차이로
정말 별 볼일 없는 친군데,
뭔지 모르게 자꾸 끌려요..”
나이도 20대 후반으로 그녀보다 어리고,
무엇보다 대학교는 어영부영 다니다가 중퇴하고,
대중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집안에서 반대해서 그만 두었다가
지금은 별 하는 일 없이
연예계 주변을 맴돌면서
취미 삼아 음악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결혼할 준비는커녕 결혼할 마음조차 없는
그 남사친에게
이상하게 끌리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여러 사람 맞선을 볼 때만 해도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그 사람과 만나기로 하고 나니
자꾸만 끌리는 거예요. 며칠 전에는 그 사람과 약속을 해놓고도 걔가 만나자고 하는데,
뭐에 홀린 것처럼 그 사람에게 갑자기 야근이 잡혔다고 거짓말까지 했다니까요. 저, 미쳤죠?”
“그럼, 그분과 헤어지는 건 생각해봤어요?”
“아뇨. 그럴 마음은 없어요. 그 사람 참 좋은 사람이예요.”
“그럼, 그 남사친은요? 헤어질 마음은 있어요?”
“잘 모르겠어요.”
“두 사람 중에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 사람도 좋고, 걔도 만나면 지금으로서는 좋아요.”
“그래도 이런 상태로 가는 건 세 사람 모두에게 독이 되잖아요. 본인도 문제가 있다고 자각하고 있고요.
책임질 일이 벌어지기 전에 상황을 클리어하게 정리해야죠.”
“그죠? 근데, 두 사람 다 놓치기 아까워요.”
두 남자에게 끌리는 그녀의 마음은 분명 잘못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정하기에 복잡한 부분이 있다.
그녀가 더 좋은 남자 만나겠다고 머리 굴리며
양다리를 걸친 게 아니라,
정반대 스타일의 두 남자 사이에서
방향을 잃은 것이라서 그렇다.
이 남자를 만나서 부족한 부분은
저 남자가 채워주고,
저 남자의 아쉬운 점은
이 남자를 만나면 충족이 되는,
그런 심리가 있는 것이다.
그녀는 아직 자신에게 어떤 남자가 어울리는지,
자신이 정말 원하는 남자가 누구인지,
잘 모르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이상한 양다리는
빨리 끝나야 한다.
난 섣불리
그녀에게 충고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마음이 가는 이성이 있고,
몸이 달아오르는 이성도 있다.
중요한 건
마음과 몸이 따로 갈 수는 없다.
이 남자는 마음으로는 좋은데,
몸이 움직이지는 않는다거나
반대로 몸은 가는데,
마음은 안그렇다거나
그렇다면
두 사람 누구와도 만나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녀가 정말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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