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우 CEO 이웅진
지금은 IT라는 말이 새삼스러울 게 없을 정도로
우리는 정보통신기술이 고도로 발달된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선우는 수작업으로 업무를 했고,
전형적인 오프라인 방식의 서비스 업종에서 출발해서
IT화의 정점에 올라와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IT기반으로 시작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고,
아예 IT에 손을 안댔으면
또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거다.
하지만 나는
오프라인에서 IT화를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문제를 겪어야만 했다.
지금은 IT업계에 많은 강자들이 있지만,
한 개의 성공한 기업이 있기까지
아흔 아홉 개의 실패한 업체가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컴퓨터가 거의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사업을 했던
한 사업가가 IT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치러야 했던
실패와 극복의 경험담을 정리해서
언젠가는 꼭 책으로 내고 싶었고,
이것이 그 시작이 아닐까 싶다.
지금 우리는
잘못하면 망할 확률이 굉장히 높은 지뢰밭을
거의 건넜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살아남았고,
효율성 있게 일하는 노하우를 얻었다.
IT의 첫 삽을 뜬 지 17년.
첫 번째 지옥을 맞닥뜨렸을 때가 바로 엊그제 같다.
제일 처음에는
프로그래머들을 영입해서 기본적인 회원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
문제는
그 전에 회원관리를 모두 수작업으로 했고,
회원들의 신상정보와 메모가 적힌
종이카드가 1만장이 넘었다.
회원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 모든 정보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데,
당시 매니저들 대부분은 나이가 많아서
거의 컴퓨터를 다루지 못했다.
전산화하고 하더라도 기존의 사업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첫 삽에 흙을 채 퍼기도 전에
큰 장애에 부딪힌 것이다.
이 시점에서 많은 고민을 했고,
드디어 용단을 내렸다.
하루는 직원 소집령을 내렸다.
매니저들에게 본인이 관리하는 회원 카드를 다 갖고
회사 인근 음식점에 모이라고 했다.
수십명의 매니저들이 각기 수백명의 회원들을 관리하고 있었고,
그래서 하루에 2-3명씩, 1달에 50명,
그렇게 해서 6개월 동안 회원 정보를 입력하라고 했다.
컴퓨터에 익숙하면 입력작업이 어려울 게 없지만.
컴맹이나 다름없는 매니저들이
매일 회원들 관리하랴, 클레임 해결하랴,
본래 업무만으로도 바쁜데,
수많은 정보를 입력까지 해야 하니
불만이 나올 만도 했다.
“이런 거 안해도 회사는 잘되는데, 굳이 왜 하느냐?”
“다른 회사들은 하나도 안하는데, 왜 우리만 하느냐?”
회사가 도약하려면 꼭 넘어야 할 산이었지만,
그럼에도
미래도 불확실하고
그 실체도 없는 것을
설득하는 과정은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종이에 세세한 내용까지 입력하다 보면
작업 속도가 더디고,
놓치는 내용도 있고
그러다 보면 원래 하던 일에 지장이 생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해야만 하는 일이었지만,
업무가 잘되고, 회사가 활성화되던 시기에
그 기세가 꺾이고
이후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는 원인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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