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방정식 20세기 vs 21세기>
연애방식,
그 시절에는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
지금은 “버스 떠나면 바로 다음 버스 온다!”
197-80년대
내 주변의 일이다.
한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을 보고 싶어서
한달 이상 매일 아침 8시 출근시간에 맞춰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저녁 퇴근할 때는 회사 주변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다.
그렇게 하려면
그는 아침에는 그녀 집에서 자기 직장까지 매일 택시를 탔고,
저녁에는 그녀 얼굴을 본 후에
거리가 먼 자기 집까지 가느라
매일 10시가 넘어 귀가를 했다고 한다.
“너무 미련하다.”
“그렇게 공 들였는데, 여자가 싫다고 하면..”
요즘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될 터다.
이렇게 묵묵히 지켜보는 순정파가 있는가 하면,
적극적으로 돌진하는 유형도 있다.
그들이 신념처첨 떠받들던 말이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였다.
노총각의 사랑고백을 그린 <101번째 프러포즈>도 있지만,
그 시절 우리의 정서는
시간 들이고, 공 들이면 진심은 통한다는 것이었다.
2017년 현재.
열 번, 스무번 나무를 찍으면서 구애하던
도끼파식 사랑은 사라진지 오래.
지금은
“버스 떠나면 바로 다음 버스 온다.”주의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바로’이다.
인스턴트식 사랑이라는 말도 하는데,
빨리 끓었다가 식기도 하지만,
지나간 사랑에 대한 미련을 훌훌 털어버린다.
왜?
다음 사랑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버스가 바로 오니까.
21세기의 연애를 잘 말해주는 용어가 있다.
어장관리
다수의 이성과 부담없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때에 따라 연애도 하는 방식이다.
만일의 경우, 자기 어장 속 물고기 한 마리를 간택하기도 하는
일종의 보험 전략이다.
또 세발낙지형도 있다.(진짜 세발낙지의 세는 3이 아니라 ‘가늘다’란 뜻의 한자 細이다)
여러 이성과 동시에 사귄다는 것인데,
바로 바로 이성을 사귀는 것도 모자라서
동시다발적으로 만난다는 것.
요즘 젊은이들 참 재주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