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순종하라고? 女 가부장적 결혼관에 거부감
[통계로 본 해석남녀] 시댁 뿐 아니라 처가도 챙겨야 한다는 남성 많아
남성은 가정의 중심, 남편의 성공이 곧 아내의 성공, 딸은 출가외인.
우리 부모세대에서도 유지되던 전통적인 결혼관이다. 물론 이후 많은 사회변화를 통해 여성의 영향력이 세어지면서 남성 위주의 결혼문화가 많이 해체되기는 했지만, 남녀가 결혼에 대해 갖는 서로 다른 생각은 결혼생활의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미혼남녀는 부부의 역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이는 요즘 세대의 결혼생활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수도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성격검사를 실시한 미혼남녀 4735명(남성 2294명, 여성 2441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생각하는 부부의 역할관계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남편내조, 시댁우선, 남편에 순종에 대한 남녀의 생각
분석문항은 다음 3가지로 그들이 원하는 배우자의 성격 응답결과를 분석하였다.
(1)그(녀)는 결혼한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자녀를 낳아 기르고 남편을 내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그(녀)는 결혼한 여자는 시댁의 일을 친정보다 우선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3)그(녀)는 아내가 남편의 의견에 순종해야 집이 편안하다고 생각한다.
위의 문항은 전통적인 부부 역할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이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하면 남성 중심의 전통적인 결혼관을 가진 것이고, 아니라고 대답하면 전통적인 결혼관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댁 뿐 아니라 처가도 챙겨야 한다는 남성 많아
남성은 3가지 문항에 대해 모두 중간적 입장이 가장 많았다. 3가지 문항이 남성 중심의 결혼생활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를 긍정하는 남성들이 많을 것 같지만, 결국 결혼생활은 남성 혼자가 아니라 부부가 같이 영위해나가는 것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강하게 긍정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중간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흥미로운 것은 남편내조와 남편에 순종에 대해서는 부정보다는 긍정이 더 많아 요즘 남성들도 여전히 아내에게서 현모양처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시댁우선에 대해서는 부정이 긍정보다 더 많아 부부가 시댁 뿐 아니라 처가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은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장 강한 반감
여성의 경우 여성의 희생을 원하는 전통적 부부 역할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해야 집안이 편안하다는 생각에 대해서는 가장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이는 가정 내에서 여성의 발언위치가 많이 상승하였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가지 문항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입장인 중에서도 그나마 아내는 남편을 내조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사회성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남편의 성공을 통해 본인의 성공 욕구를 대리 만족하려는 성향의 영향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남성은 전통적인 부부 역할관계에 대해 중간적 입장, 즉 온건한 입장을 보인 반면, 여성은 부정적 입장을 취하였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