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 계속>
한국적 정서로는 사랑으로 만나는 사이에서
그런 계약을 하는 게 이상하다고 하겠지만,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것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이야말로
혼전계약서와 같은 합의와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 그렇다.
3번째 여성은 30대 후반으로 인상이 꽤 좋았다.
“저는 딱 잘라 말했어요. 결혼이 무슨 당신이 하는 사업 같은 줄 아느냐.
계약서를 쓸 바에야 아예 결혼을 안 한다.
한번 결혼하면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가는 것이다.”
“그분을 변호하자고 그러는 게 아니라요. 혼전계약서라는 게 이혼할 것을 염두에 두고 쓰는 게 아니라
최악의 경우 서로에게 데미지를 적게 하려고 하는 거고, 그분도 아마 그래서였을 거예요.”
“그러게요, 왜 처음부터 헤어지는 걸 예상하느냐고요?
전 계약서를 쓸 정도로 잘난 사람이 아니래서요, 평범한 사람 만날래요.”
남성과 통화를 했다.
“완전히 결혼이 결정되고, 마음을 허락하지 않는 한 미리 계약서 그런 얘기는
안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결혼 후 취득한 재산을 이혼할 때 분할하는 거고,
결혼 전 재산은 본인 걸로 인정되지 않습니까? 사장님 지금 재산은 다 사장님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집을 짓고 팔고 하는 사업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수십억 투자를 하고, 그것이 시간이 지나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결국은 결혼 후 취득재산이 되는 것도 많습니다.”
“재혼의사는 확고하신가요? 지금으로서는 사장님 생각에 동의하는 여성을 만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계속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상황인데…. 그래도 같은 생각이신가요?”
“제가 꼭 재산 지키려고 안달 난 사람 같고, 치사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요. 재혼은 모든 걸 확실하게 정해서 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저를 이해하는 분을 한 명은 만났으니 많이 만나다 보면 또 그런 분이 있겠지요.”
그의 말이 맞다. 그는 여전히 선택하는 입장이고, 만남의 기회는 많을 것이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혼전계약서라고 딱딱하게 말하지 말고, 다른 표현도 있잖습니까. 그리고 재산만 강조하지 말고, 결혼생활 전반에 대해 얘기를 풀어나가면서 서로 합의를 하는 게 어떨까요. 사장님에게는 재산이 중요하듯이 여성분들도 바라는 게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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