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몇 년 전 개봉했던 한 영화의 이 대사가 한동안 유행한 적이 있다.
“뭣이 중헌디?”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표현인데, 뭔가 결정해야 할 상황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답답함을 나타내는 데 딱 맞는 경우가 있다.
이 표현에 특히 공감하는 사람들은 아마 미혼남녀들일 듯싶다.
한 남성 회원도 이런 말을 했다.
“이런 말 있죠? 뭣이 중헌디? 외모여? 능력이여? 나이여? 성격이여? 배경이여? 종교여?
이 6개 중 5개를 포기하면 100% 결혼할 수 있고, 4개를 포기하면 80% 결혼할 수 있고, 3개를 포기하면 50% 확률로 결혼할지 못할지 모르겠고,
2개를 포기하면 20% 확률로 결혼은 저만치 떠나가고 있고, 1개를 포기하면 10% 확률로 결혼이 참 힘들고,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영원한 솔로이고, 그렇지 않습니까?”
이 남성이 얘기한 외모, 능력, 나이, 성격, 배경, 종교는 소위 말하는 배우자 선택기준이다.
그리고 이 남성은 ‘포기의 논리’로 결혼확률을 얘기하는데, 내가 만나본 많은 미혼남녀들 역시 “배우자를 어떻게 선택할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 때 그 남성에게 이런 말을 했다.
“왜 포기한다고 생각하세요? 눈을 머리 꼭대기에 놓고, 내려오려니까 포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6개에서 1개씩 빼면서 좌절하지 말고,1개부터 차근차근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많은 여성과 교제해 본 한 남성은 결국 자신의 이성상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얼굴 예쁜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 여자를 만났죠. 그런데 교제를 하다 보니 머리가 텅텅 빈 느낌이 들더라고요.
대화가 어긋나고, 답답했어요. 그래서 그 다음에는 엄청 지적인 여자를 만났어요. 근데 성격이 너무 강하더라고요. 자기 머리 믿고 오만하다는 느낌?”
“그래서.. 결론을 얻었나요? 어떤 스타일의 여성을 원하세요?”
“그걸 잘 모르겠어요.
이 여자 만나면 이런 게 좀 아쉽고, 다른 여자 만나면 또 아쉬운 부분이 생기고.. 계속 이런 식이에요.”
그래서 난 ‘그 말’을 했다.
“배우자로서 어떤 점이 중요한가요?(뭣이 중헌디?)”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