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생 그녀는 최고의 배우자라고 하기에 충분한 여성이었다.
그녀가 원하는 남성은 의외로 평범했다. “성실하고 건강한 사람이면 좋겠어요.”
비단 그녀 혼자의 생각이 아니라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돈이야 우리도 많고, 딸애도 많이 벌잖아요. 성격 서글서글하고 듬직한 사람으로 찾아봐주세요.”
부모님과 딸 모두 조건보다는 화목한 집안에서 원만하게 자란 성실한 남성이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평범한 남성이라고 쉽게 찾아지는 건 아니다.
여성의 조건이 워낙 탁월하다 보니 그런 특수성을 감당할만한 남성이어야 했고, 여성쪽에서 유일하게 내건 성실성과 건강함을 갖춘 남성이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 두 명의 남성을 찾았는데, 공교롭게도 78년생 동갑내기였다. 서울의 중위권 대학을 나와서 공기업에 다니며, 훤칠한 키에 인상이 좋다는 점도 비슷했다. 집안으로 보면 그녀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평범하지만,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남성들이었다.
여성은 두 사람 모두 무난하다면서 만나보겠다고 했다.
먼저 A를 소개했다. 만나고 나서 여성은 남성에게 호감이 있다고 했는데, 남성은 분명하게 의사표시를 안했다.
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결정 못하시는 이유가 있어요?”
“나이 서른 여덟이면 많은 편이고..”
“그분 나이는 알고 만나신 거잖습니까?”
“외모도 너무 평범해서..”
여성의 경제력과 능력은 마음에 드는데, 나이와 외모가 아쉬웠던 모양이다. 사람 욕심이 끝이 없었다.
그 남성은 지금껏 20명 넘는 여성을 소개받아 만났는데, 한번도 자신을 싫다고 한 여성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그녀에게 올인하기가 망설여진 것이다. 대답을 기다리는 여성에게 설명을 해줘야 했다.
“oo님. 남성분이 신중한 성격이다 보니 고민이 많이 되나 봅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실 수 있죠?”
그리고 남성에게는 최후 통첩을 했다.
“며칠 안에 답을 주셔야 합니다. 지금도 사실 많이 기다린 건데, 더 시간을 끌면 그건 매너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남성은 결론을 못내렸고, 나는 여성에게 이 만남은 정리하자고 설득을 했다.
여성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양보해서 사람 됨됨이 하나만 보겠다고 한 것인데, 그것마저도 맞춰주지 못한 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