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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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게 지내는 동갑내기 여성이 있다. 요즘말로 하면 ‘여사친’, 여자사람친구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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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는 오랫동안 개인 사업을 했고, 성격이 시원시원해서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마당발이다. 친구에게는 딸이 둘 있는데 큰딸은 이혼 후 혼자 살고 있고, 둘째딸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평소 경조사에 많이 참석한 친구는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1000명 가까운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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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결혼식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취소하고, 시기를 보고 있다가 코로나가 잠잠해진 것 같아 9월에 다시 날을 잡았다. 그런데 코로나 재확산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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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고민이 얼마나 크겠는가. 결혼을 미룰지 말지, 미룬다면 언제로 할지, 해답을 알 수 없는 고민이 몇 달째 계속되고 있다. 친구와 딸도 그 대열에 속해있다. 말은 담담하게 하지만,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벌써 결혼해서 예쁘게 살고 있을 딸이 3월 결혼도 못하고, 9월로 미룬 결혼도 못하게 됐으니 그 심정이 오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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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차 미국에 있는 나는 얼마 전 한국 상황을 보고 친구가 걱정돼 연락을 했다. 그런데, 위로해 주려고 전화를 했다가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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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많겠네….”
“걱정하면 뭐하나?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는데.”
“그래도, 결혼식 또 미뤄야겠네.”
“아니.”
“그럼 예정대로 할거야?”
“아니, 선동거 후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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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결혼식을 다시 미룰까 고민도 했지만, 사돈과 의논한 끝에 어차피 신혼집도 마련돼 있으니 두 사람을 같이 살게 하고 코로나 상황을 봐서 결혼식을 나중에 하는 걸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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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같으면 결혼도 안 하고, 동거부터 한다고 하면 다들 반대했을텐데 이렇게 부모가 먼저 나서서 동거를 허락하니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도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더 놀라운 것은 SNS에 사정을 설명하니 많은 사람들이 결정 잘했다고 반기고 격려해 준다는 점이다. 또 결혼식을 한 것이나 진배없다며 새출발하는 두 사람에게 격려금을 보낸 이들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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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사자들도 기뻐하며 이런 해결책을 생각해 준 두 어머니에게 매우 고마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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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의 삶은 이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도 결혼문화는 변화의 속도가 느린 편이었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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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결혼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결혼 이후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것, 먼저 살게 하고 결혼은 나중에 할 수 있다는 생각의 변화는 참으로 획기적이다. 하객 초청이 어려워지자 온라인 결혼식, 스몰 웨딩을 하는 커플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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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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