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숙고 끝 조언 “지금 사귀는 남성과 절교하세요”
내가 소개해서 한 남성과 결혼 약속 단계까지 갔던 50대 여성이 있다. 지난 주 나는 그 여성에게 그 남성을 더 이상 만나지 말라고 강력하게 말했다.
결혼을 성사시켜야 사례비를 받는 수익구조여서 그 여성이 결혼하면 상당한 사례비가 보장되는 상황이었다. 그 여성은 사귀는 남성과 헤어질 생각이 없었지만, 내가 먼저 여성에게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자고 권한 것이다.
상대 남성이 만남에 임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같은 남자로서 이해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교제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본이 갖춰져 있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그 끝이 어떨지는 충분히 짐작이 간다.
남편과 사별한 그 여성은 월 2000만원의 수입이 평생 보장될만큼 능력이 있고 심성이 좋다. 자녀들도 착하게 잘 성장했다.
여성은 젊은날 자신을 사랑해 준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난 까닭에 남성의 사랑을 받고 싶어했다. 그래서 자신의 사회적 위치, 자존심 등으로 인해 남성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는 못해도 일단 좋아하게 되면 상대에게 전력투구하는 스타일이었다.
여성의 이성상은 성실하고, 학식이 풍부한 남성이었다. 대개 여성들은 경제력을 중시하는데, 이 여성은 자신이 능력이 있으므로 그 부분은 그렇게 따지지 않았다.
1년 전 쯤 훈훈한 외모에 매너가 좋은 남성을 소개했고, 여성은 곧 호감을 품게 됐다. 여성이 남성에게 쏟는 노력과 정성에 비해 남성의 태도는 뜨뜻미지근했다. 예를 들어 여성은 1000만원대 의류, 가방 등 값비싼 선물을 많이 했는데, 남성은 받기만 할뿐 성의표시는커녕 형식적인 표현을 하는 정도였다.
여성은 내게 수시로 상담을 청했다. 상황을 파악해 보니 남성이 ‘어장관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성 있게 여성을 대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 여성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지만, 경제적 능력이 있으니 관계를 유지하는 정도로 일관하고 있었다.
인물 좋고, 매너가 좋아서 여성에게 쉽게 호감을 얻는 남성들이 있다. 나이에 관계없이 남녀관계는 어느 정도 간을 보기도 하고, 어장관리를 좀 하면서 저울질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상태를 오래 끌면 안 된다. 상대가 마음을 주면 자신도 그에 맞는 노력을 하든가, 그럴 만한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빨리 정리해야 한다. 그렇게 입장 정리를 확실히 하면 상대는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고 해서 상처를 입지 않는다.
가장 안 좋은 태도는 상대의 관심을 즐기는 것이다. 미래를 함께 할 생각이 없으면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일종의 희망고문이다.
이런 관계가 오래 지속되면 그 여성은 감정적 소진에 이르게 되고 마음을 닫게 된다. 사랑을 믿지 못한다는 것, 이 얼마나 큰 불행한가. 그녀가 그렇게 살기를 원치 않았고, 그래서 빨리 그 만남을 끝내기를 바랐다.
아무리 뜨겁게 사랑해도 그 감정은 식게 마련이다. 하지만 관계의 진정성은 시간이 흐른다고 식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진심을 다하는 만남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