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일 수도 있다. 현실적인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건 고객들이 원치 않는 내용일 수도 있으니 하기 힘들다.
주변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결혼사업 하고 있으니 딸들 결혼은 잘 시키겠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을 때는 그냥 웃고 만다. 나한테 친구하자, 동생하자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면에는 기대치가 있어서다.
지난 세월 일관성 있게 지켜온 원칙이 있다. 매니저들은 가입 회원을 늘리기 위해 주변의 지인들에게 권유한다. 인맥이나 연고를 활용해서 가입시키는 방식은 흔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매니저들에게 지인 가입을 시키지 말라고 한다.
결혼하는 분과 못하는 분의 차이 중 하나는 본인이 실제 만나서 결혼하는 배우자의 평균치와 본인의 기대치, 즉 이상형의 격차에 있다.
즉 그 격차가 클수록 결혼하기 힘들다. 결혼정보회사에서 회비를 많이 내도 잘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실 속에서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데, 회비를 많이 내면 기대치가 높아져서 오히려 만남이 잘 안된다.
추천받는 것만으로도 이상은 높아진다. 설사 거절당하더라도 ‘이런 정도로 추천받았다’는 심리가 작용해 현실적인 이성이 마음에 차지 않는다.
아는 매니저가 있어서 가입을 했다면 ‘특별한 상대를 소개해주겠지’하는 기대감이 커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남녀 만남이라는 것은 양쪽이 서로 마음에 들어야 이뤄지기 때문이다. 상대가 양보하고 이해할 리가 없지 않은가.
배우자 만남은 결혼의 행복이 중요하다. 내가 만날 수 있는 현실적 상대여야 무난하고 원만한 결혼생활이 가능하다.
좀 극단적인 예일 수도 있지만, 실제 이런 사례가 있다. 경제적 능력이 뛰어난 남성이 아름다운 여성을 원했고, 그런 여성과 결혼했다. 그 여성 역시 뛰어난 미모가 있으니 돈 많은 남성을 원했다.
서로 원하는 바가 맞아 떨어져 만남은 잘 됐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어땠을까?
여성은 본인 주변에서 평범한 남성을 만났으면 존중받고 살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남편은 주변에 사람도 많고, 아름다운 여성을 만날 기회도 많았다. 그는 아내를 존중할 줄도, 귀하게 여길 줄도 몰랐다.
배우자 만남은 자신의 이상형을 찾는 과정이 아니다. 서로 잘 맞고 함께 해서 행복할 수 있는 상대를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