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이 없는 사람은 없다. 외모, 성격, 스타일 등에서 ‘이런 이성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상형은 배우자 만남에서 치명적인 독소가 될 수 있다. 하나도 도움이 안되고, 잘못된 선입견을 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 속의 이상형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영화나 TV의 주인공, 책에서 읽은 아름다운 스토리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경우가 많다.
또 하나는 결혼정보회사의 잘못된 마케팅이나 상담방식이 그 원인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 회사로서는 있어 보여야 하니까 이성상의 조건을 물어보고, 거기에 맞는 상대를 찾아준다고 한다. 회원들은 회비를 내기 때문에 실제 만날 수 있는 상대보다 더 조건을 높여 말하게 된다.
지금까지 많은 만남 지켜봤는데,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 만나기 전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이상형과 결혼한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이상형과 전혀 다른 사람과 결혼하기도 한다.
이상형을 정해놓으면 만남 상대가 제한된다. 이상형의 조건을 나열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 많은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몇 개만 맞으면 괜찮은데, 그것으로는 성에 안찬다.
수많은 이성을 만나보고, 결혼생활을 하면서 비로소 ‘내가 이런 스타일의 사람과 맞는 거구나’, ‘내가 이런 사람을 좋아하는구나’를 알게 되고, 그렇게 이상형의 실체가 밝혀지는 것이다. 자신의 이상형을 자신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너무 추상적이고 범위가 넓고 자신도 모르는 이상형을 얘기하는 것보다는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을 정해놓고 그런 사람을 피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좋아하는 스타일은 막연하지만, 싫어하는 스타일은 잘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과묵하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데, 말 많은 상대를 만나면 평생 힘들다.
잘못된 선입견과 기준을 갖게 되면서 정말 만나야 할 사람, 잘 어울리는 사람을 놓치게 된다. 이 사람과 실제로 맞을지, 안맞을지 모르는데, 만나보기도 전에 몇가지 기준으로 결론을 내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좋은 점 몇가지 보고 결혼했는데, 결혼생활을 하면서 싫어하거나 맞지 않은 부분들이 드러나면서 실망하게 된다. 그럴 바에야 내가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 그래서 만나면 힘들어질 게 분명한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면 원만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결혼이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