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30대 여성은 최근 3년 사귄 애인과 헤어졌다. 몇 달 동안 만남 횟수가 줄고, 연락도 잘 안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애인은 모바일 메신저로 ‘계속 만나는 건 의미가 없다. 헤어지는 게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처를 차단해 버렸다고 한다.
그녀는 이별을 예상하긴 했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이 무례하게 느껴져서 기분이 안 좋았고, 한편으로 ‘기본이 안 된 사람과 헤어지길 잘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이 여성의 사례는 21세기에 연인들이 헤어지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사귀던 남녀들은 주로 어디서 헤어질까? 시대별로 차이가 있을까?
글로벌 매칭 플랫폼 커플닷넷은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들 중에 연인과 헤어진 경험이 있는 남녀 각 300명, 총 600명에게 이별한 장소를 설문조사했다. 커플닷넷은 1995년에도 동일한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어서 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세기와 21세기에 연인과 헤어지는 장소를 비교했다.
20세기에는 커피숍이 43%로 가장 많았고, 집앞이 22%로 2위였다. 21세기에는 전화로 헤어진 경우가 36.7%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카페나 술집이 33.5%, 집앞이 15.5%였다. 기타로는 메일이나 문자로 통보한다, 그냥 연락을 끊어버린다 등이 있었다.
그러니까 20세기에는 커피숍이건 집앞이건 직접 만나서 헤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21세기에는 얼굴 안 보고 전화나 문자로 헤어지는 연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빠르고 간편한 디지털 시대에 이별도 참 간단해졌다. 심지어 챗GPT가 이별 메시지도 대신 보내준다고 한다. 혹 내가 받은 이별 문자도 AI가 써준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얼굴은 안 봐도 좋으니 진심을 다하는 이별이 되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