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이번주 엇갈렸다. 4주만이다. 다우지수와 S&P 500은 각각 0.8%와 0.3% 올랐다. 반면 나스닥은 나홀로 이번주를 0.3% 떨어진 주로 마무리했다. 결국 3대지수 나란히 지난주를 14주만에 가장 크게 폭등한 주로 기록했던 기세는 온전히 연결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S&P 500은 이번주 마지막 거래날인 목요일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들어 22번째 사상 최고치 경신이다. 지난 2019년 이후 5년만에 가장 크게 오른 최고의 분기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0.1% 폭등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5.6%와 9.1%를 상승하고도 뒤처졌다.
그렇다면 작년에는 어땠을까? 다우지수는 13.7%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S&P 500은 그것보다 두배 가까운 24.2% 를 상승했다. 나스닥은 그것보다 두배 가까운 43.4%나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그야말로 경이로운 수준의 상승 모멘텀이 올해도 여전히 건재한 상태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평균 111%를 폭등하며 증시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등극했던 매그니피선트 7의 희비는 올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갓비디아” 혹은 “천비디아”로 불리우며 끊임없이 투자자들의 관심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엔비디아는 올해도 걸핏하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올해 이미 96% 폭등한 지점에 도달했다. 반면 애플과 테슬라는 올해 각각 11% 그리고 35% 추락한 지점으로 밀렸다. 각각 20주와 10개월 최저치 수준에서 딱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중 테슬라는 매그니피선트 7에서 퇴출되야 맞다는 주장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수 있다. 그만큼 몇 년전까지만 해도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었던 테슬라가 마침내 몰락하고 엔비디아가 급부상한 쪽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번주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예상치를 상회한 호조를 기록했다. 2월 내구재 주문은 예상보다 늘어난 1.4% 증가를 기록했다. 1월달 6.9% 감소했던것보다 크게 차이나는 수치다. 4분기 GDP 확정치 역시 기대치를 상회한 3.4% 증가를 나타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보다 2천건 줄어든 21만건을 기록했다.
부활절 연휴로 휴장한 금요일 (3/29) 발표된 2월 개인소비 지출은 예상치에 부합했다. 참고로 개인소비 지출은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물가지표다. 지난달은 예상치를 상회하며 물가가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했다. 그와 함께 금리인하 또한 물 건너간게 아니냐며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2월 헤드라인 개인소비 지출은 전달 대비 0.3% 증가 그리고 전년 대비 2.5% 증가를 나타냈다. 좀 더 중요한 근원 개인소비지출은 각각 0.3% 와 2.8% 증가로 전달보다 모두 낮아진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결국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 물가는 살짝 더디지만 예상대로 잡히고 있고 고용시장과 경제는 여전히 탄탄함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 연준의 금리인하가 연내 세번은 있을거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45%에 달하는 투자자들은 소프트 랜딩보다 노 랜딩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있다. 즉 인플레이션은 남아있고 경기성장은 탄탄할거라는 시나리오와 인플레이션은 사라지고 경기성장은 둔화될거라는 시나리오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주식시장이 너무도 과열된 과매수(overbought) 상태이기 때문에 곧 하락장이 올거라는 예상과 추측들이 많다. 안그래도 변수가 많은 주식시장에서 이정도 올랐으면 됐다라는 과매수 상태 혹은 이정도 떨어졌으면 충분하다는 과매도(oversold) 상태는 항상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된다. 앞으로 한달이 될지 혹은 6개월이 될지 모르는 기간동안 과매수 상태가 계속해서 유지될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매도심리에 불을 붙일만한 엄청난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은 저절로 스멀스멀 하락세로 꺾일수 있다. 특별한 조짐없이 갑작스런 하락 모멘텀이 가동될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주식시장이 돌아가는 원리다. 사자와 팔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요동치는 투자심리는 어떤 특정 계기가 트리거로 작용할때 한쪽으로 급격히 쏠린다. 패닉바잉 혹은 패닉셀링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이런 현상이 반짝 상승이나 반짝 하락으로 끝나지 않고 이어질때 상황은 마침내 변한다.
막바지에 다다른 어닝시즌임에도 다음주 리바이스를 비롯한 270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다음주 금요일 비농업부문 취업자수와 실업률도 발표된다. 이번주 금요일 발표된 개인소비지출의 영향으로 인해 한쪽으로 쏠린 투자심리가 패닉바잉 혹은 패닉셀링을 몰고올 가능성은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