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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이닝당 10.05'…류현진, MLB 데뷔 후 가장 높은 탈삼진율

등록일: 09.03.2020 17:25:50  |  조회수: 302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다시 '가장'의 짐을 짊어진 느낌이다.

완성형 팀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맞혀 잡는 투구'를 하던 류현진이 성장에 무게를 둔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는 '삼진'을 노린다.

실제 2020년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입성 후 가장 높은 탈삼진율을 찍고 있다.

류현진은 2일(미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미국프로야구 2020 메이저리그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안타와 2볼넷을 내주며 1실점 했다. 삼진은 8개를 잡았다.

류현진이 잘 버틴 덕에 토론토는 2-1로 승리했다. 류현진도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류현진의 올 시즌 9이닝당 삼진은 10.05다.

2020년 표본이 작긴 하지만,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뛰던 7시즌(2013∼2019년) 동안의 9이닝당 삼진 8.08개보다 2개 이상 높다.

3일 마이애미전은 '달라진 류현진의 투구'의 단면이 드러난 경기였다.

이 경기를 중계한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오늘 위기 때는 맞혀 잡지 않는다. 삼진을 잡는 투구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토 내야진은 매우 어수선했다.

특히 2회 무사 1루에서는 코리 디커슨의 땅볼 타구를 잡은 2루수 조너선 비야가 2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병살 처리가 가능한 타구였지만, 비야의 실책 탓에 무사 1, 2루 위기가 찾아왔다.

루이스 브린슨을 2루 땅볼로 잡은 류현진은 1사 2, 3루에서 호르헤 알파로와 재즈 치점을 연속해서 삼진 처리했다.

알파로는 체인지업으로, 치점은 커브로 각각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류현진은 2-0으로 앞선 5회 3타자 연속 안타를 맞아 실점하고 2사 1, 2루에 몰렸다. 이때 류현진은 헤수스 아길라에게 시속 126㎞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6회 2사 3루, 마지막 위기에서도 류현진은 알파로를 시속 140㎞ 날카로운 컷패스트볼(커터)로 삼진 처리해 이닝을 끝냈다.

이날 류현진은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삼진 8개를 잡았다.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류현진은 상대 타자와 상황에 따라 구종을 선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빠르지 않은 시속 140㎞대 초중반의 직구를 던지지만,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으로 삼진을 솎아내는 능력을 갖췄다.

올해 류현진은 선발 등판한 8경기 중 6경기에서 소화한 이닝보다 많은 삼진을 잡았다. 시즌 중간 성적을 봐도 투구 이닝(43이닝)보다 탈삼진(48개)이 많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이닝보다 많은 삼진을 잡은 건, 부상으로 3개월을 이탈했던 2018년(82⅓이닝, 89탈삼진)뿐이다.

다저스에서 류현진은 '그라운드 볼러' 이미지가 강했다. 다저스 야수진을 떠올리면 '땅볼'이 효과적으로 아웃 카운트를 잡는 방법이었다.

2019시즌 종료 뒤 류현진은 토론토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아직 안정된 전력을 꾸리지 못한 토론토에서는 에이스의 탈삼진이 필요해 보인다.

류현진이 의도적으로 탈삼진 수를 늘리면서,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기록을 확인하는 재미도 추가됐다.

류현진은 3일 현재 9이닝당 삼진 10.05개로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 7위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차지했던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 8.03개로 이 부문은 내셔널리그 23위에 그쳤다. 낮은 삼진율은 사이영상 투표에서 감점 요인이 되기도 했다.

'토론토 가장'의 삶이 고될 수는 있지만, 류현진은 올해 '탈삼진 능력'까지 과시하며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다.

사실 류현진을 오래 지켜본 팬들에게는 '삼진 잡는 류현진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2012년 9이닝당 삼진 10.35(182⅔이닝·210탈삼진)개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