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뉴스

박병호·오승환 '맑음'이대호·김현수 아직은 '안갯속'

등록일: 03.24.2016 15:33:33  |  조회수: 769

'눈도장' 찍은 박병호·오승환, 빅리그 데뷔 유력

초청선수 이대호는 마지막 시험대…강정호는 복귀 준비 착착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도 열흘 남짓밖에 안 남았다. 다음 달 4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정규리그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메이저리그는 팀당 162경기 치르는 새 시즌에 들어간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한국인 선수는 얼마나 될까. 메이저리그 데뷔가 유력한 선수들은 활짝 웃고, 안갯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선수들은 여전히 피말리는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마침 24일은 대타로 출전한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만 경기를 뛰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하루씩 쉬었다. 이들의 '빅리그 기상도'를 짚어봤다.

◇ 맑음 = 추신수·박병호·오승환·강정호

한국인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는 올해 역시 확고부동한 주전 우익수다. 시범경기에서 외야 유망주 노마 마자라(21)가 타율 0.375(32타수 12안타) 1홈런으로 활약했지만, 가능성만을 확인하고 다시 트리플 A로 내려갔다.

아직 허리 상태가 완전치 않은 추신수는 시범경기 10경기에만 출전, 타율 0.320(25타수 8안타) 1타점 1도루를 기록 중이다. 고액연봉 선수이자 작년 후반기 극적인 반전을 보여줬던 추신수는 올해 역시 개막전 출전이 확실하고, 시범경기에 무리해서 출전하기보다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쪽을 택했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시범경기에서 엄청난 힘을 보여줬다. 타율 0.306(36타수 11안타)에 홈런 3개 11타점을 기록 중이며, 팀에서 홈런과 타점 모두 1위다.

이미 현지에서는 박병호를 미네소타의 전설적인 강타자 하먼 킬브루와 비교한다. 기대감도 그만큼 높다. USA투데이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박병호가 개막전에서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박병호는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고, 주전 1루수 조 마우어(33)를 가끔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이미 마이크 머시니(46) 감독으로부터 "다양한 구종은 예술적이며,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활용할 줄 아는 선수"라는 호평과 함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시범경기 6경기에서 6⅔이닝을 소화,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 중인 오승환을 두고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회장이자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 담당 기자인 데릭 굴드는 "8회를 책임질 선수이며, 기존 셋업맨인 세스 마네스를 대신해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높게 평가한다.

작년 9월 끔찍한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시범경기에서 아직 한 경기도 안 나왔지만, 안정적인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피츠버그 닐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가 4월 중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한 가운데, 강정호는 개막전 출전을 목표로 겨울 동안 구슬땀을 쏟았다.

작년 정규시즌서 타율 0.287(421타수 121안타) 15홈런 58타점을 올린 강정호는 올해 복귀 후 주전 3루수를 맡을 게 유력하다. CBS스포츠는 "강정호가 4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야 가장 공격력이 강해진다"며 강정호를 해적선의 핵심 전력으로 분류했다.

◇ 안갯속 = 류현진·이대호·김현수·최지만

'괴물투수' 류현진(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올해 개막전 출전을 목표로 잡았지만, 지금은 6월까지 복귀 예상 시기가 밀렸다. 작년 5월 어깨 수술 후 순조롭게 재활을 했지만, 3번의 불펜 피칭 이후 어깨 통증을 느껴 다시 캐치볼 단계로 되돌아갔다.

불펜 피칭 재개 후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23일 불펜 피칭에서는 수술 후 최고 구속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고,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5월 복귀와 150이닝 소화는 비현실적"이라며 류현진에게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어깨 통증이 없다면 불펜 피칭과 라이브 피칭(타자를 세워두고 투구), 그리고 연습 경기를 거쳐 메이저리그 마운드 복귀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또 어깨가 아프면 캐치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류현진이 몇 번이나 되돌아가야 할지 누구도 모른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두고 현지 언론은 KBO 리그 통산 출루율 0.406에 주목, 처음에는 매니 마샤두(24)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이룰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첫 7경기에서 21타수로 침묵하자 평가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이후 7경기에서 19타수 8안타(타율 0.421)로 상승세를 탔음에도 CBS스포츠는 "김현수가 9번 타자 좌익수로 출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범경기 김현수의 타율은 0.200(40타수 8안타)이다. 일단 현지 언론의 개막전 예상 라인업에는 포함됐지만, 공격력이 중요한 좌익수를 시즌 내내 9번 타자로 쓸 감독은 없다. 안정적인 기용을 위해 보여줄 게 많이 남은 김현수다.

볼티모어 벅 쇼월터(60) 감독은 김현수가 감을 잡지 못할 때 함께 영상을 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쇼월터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김현수는 빅리그 데뷔가 유력하지만, 결코 마음을 놓을 때는 아니다.

이대호와 최지만(25·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은 빅리그 입성을 위해 남은 열흘이 중요하다. 초청선수 신분으로 시애틀에서 뛰는 이대호는 정교한 타격과 평균 정도 되는 수비를 보여줬지만, 장타력이 조금 아쉽다.

시애틀은 우타자 백업 1루수가 필요한데, 이대호가 내세울 장점은 타격 능력이다. 현재 홈런은 1개, 만약 남은 시범경기에서 2개 정도 더 친다면 빅리그 타석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룰 5 드래프트(Rule 5 draft)로 팀을 옮긴 최지만은 빅리그 입성에 가까워진 건 사실이지만, 결코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다. 구단은 룰 5 드래프트에서 영입한 선수를 계속 보유하려면 개막 25인 로스터에 넣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원소속팀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실제로 빅리그를 꿈꿨다가 원소속팀으로 돌아가는 선수가 적지 않다.

최지만은 시범경기 타율 0.224(49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인데, 빅리그 데뷔를 장담할 정도는 아니다.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남은 시범경기에서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 흐림 = 이학주

한국인 메이저리거 후보 중 이학주(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만이 스프링캠프에서 중도 탈락했다.

초청선수로 샌프란시스코 캠프에 참가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286(14타수 4안타)으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지만, 두꺼운 선수층을 뚫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1일 이학주를 산하 트리플A 구단인 새크라멘토 리버 캣츠로 보냈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이학주는 일단 트리플A 팀 주전 유격수 자리는 확보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주전 유격수 브랜던 크로퍼드(29)와 2루수 조 패닉(26)은 쉽게 넘기 힘든 산이다.

먼저 트리플A에서 성과를 보여주고, 이후 빅리그 승격을 노리는 전략 수립이 필요한 때다.

[연합뉴스TV 제공]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