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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세 시구자 설리번 내 생애 가장 기쁜 날

등록일: 04.08.2016 10:12:34  |  조회수: 1492

“50∼60년 전에는 언더핸드, 지금은 오버핸드”


‘106세 할머니’ 엘리자베스 설리번이 미국 메이저리그 시구자로 나서 야구 팬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겼다. 
 

▲ 106세 할머니 엘리자베스 설리번이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전을 알리는 시구를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설리번은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에서 시구했다. 

휠체어를 타고 마운드를 향한 설리번은 텍사스 구단 마스코트의 부축을 받아 일어났고, 힘차게 공을 던졌다. 

설리번은 알링턴에서는 유명 인사다. 

지난해에는 “(탄산음료인) 닥터 페퍼를 하루에 3캔 마신다. 의사들은 ‘그 음료가 당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그렇게 경고한 의사들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나는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있다”고 인터뷰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시구도 닥터 페퍼의 제조사 미국 닥터페퍼 스내플 그룹 대표 커크 콩거가 제의해 성사됐다. 

콩거 대표는 텍사스 구단을 후원하기로 하며 설리번의 시구를 제안했다. 

설리번의 100번째 생일에 닥터 페퍼를 들고 함께 사진을 찍었던 콩거 대표는 이날도 설리번 바로 옆에서 시구를 도왔다. 

설리번은 오랜 야구팬이자, 텍사스 팬이기도 하다.

그는 “50∼60년 전에만 해도 나는 언더핸드로 공을 던졌다. 그런데 이제는 오버핸드로 밖에 던질 수 없다”며 취재진의 웃음을 끌어냈다. 

이어 “시구가 원바운드가 됐는데 훈련을 더 열심히 했다면 더 좋은 공을 던졌을 것이다.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설리번은 1910년에 태어났다. 1895년생인 베이브 루스가 10대였던 때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텍사스를 홈으로 쓰기 시작한 1972년, 설리번은 이미 62세였다.

오랜 세월, 설리번은 텍사스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를 가장 좋아한다. 내 생각에 그는 정말 강한 공을 던지는 최고의 포수였다”고 떠올렸다. 

설리번은 “106세가 되면 야구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설리번은 아직 정정하다. 지난해까지 직접 운전을 했다.

즐거운 인생을 사는 그에게 야구 관람은 좋은 취미다. 시구까지 하게 돼 야구와 인연은 더 깊어졌다.

설리번은 “텍사스의 경기는 거의 모두 챙겨본다. 경기장에는 자주 오지 못하는데 이렇게 시구 기회까지 얻어 정말 행복하다”며 “오늘이 내 생애 가장 기쁜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