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가 잘하면 그들을 따라다니는 한국 취재진도 어깨가 자연스레 올라간다. 그들의 활약에 따라 팀 관계자들의 반응이 미묘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만 놓고 본다면 요즘 기자는 어깨가 하늘까지 올라가는 기분을 느낀다. 팀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들, 관계자 모두 취재진을 격하게 반겨주는 까닭이다. 오승환의 맹활약 덕분이다.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도 기자와 같은 기분을 느꼈다. 김 대표는 6월 말 열흘 일정으로 세인트루이스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을 찾았다. 지난해 겨울 오승환 계약 체결 이후 4개월 만의 세인트루이스 방문이었다.
분위기는 훨씬 더 좋아졌다. 구단 관계자들은 김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오승환 칭찬을 쏟아냈다. "오승환을 우리 팀에 보내줘 고맙다“는 인사가 폭주했다. 오승환이 자주 하는 자학 농담처럼 '추운 겨울'을 덩달아 보냈던 김 대표는 지난해 ‘추운 겨울’을 떠올리면 지금 상황이 고마울 뿐이다.
벌써 오승환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세월이 8년째다. 김 대표와 오승환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스포츠 브랜드사의 마케팅 책임자로 있던 김 대표는 이관우 해설위원(당시 삼성 블루윙스 소속)의 소개로 오승환을 만났다. 그즈음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오승환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삼성 STC에서 재활 중이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만나고 4년 후, 두 사람은 더 깊은 관계로 발전했다. 김 대표는 전문 스포츠 에이전시사를 차렸고, 2013년 오승환과 정식계약을 맺었다. 오승환이 김 대표의 1호 계약자였던 셈이다. 그리고 그 1호 계약자는 현재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마무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