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병호의 타격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스트라이드(앞다리를 투수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작) 구간에서 앞다리(오른손 타자 박병호의 왼다리)를 바로 투수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반대방향인 포수 쪽으로 잠시 왔다가 다시 투수 방향으로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렇게 되면 타격동작은 일찍 시작했지만 중간에 다시 시작점이 생기고 만다.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고 빠른 볼에 늦거나 떨어지는 변화구에 헛스윙을 하기 쉬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키네틱체인’이라는 용어와 함께 여러 번 설명했듯이 스윙은 멈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이 돼야 최대한의 힘을 쓸 수 있다. 혹시 박병호가 스트라이드 구간에서 뒷다리인 오른 무릎을 살짝 투수 방향으로 움직여 준다면, (앞다리의 포수 방향 움직임을 막을 수 있어서) 멈춤 없이 보다 자연스러운 스윙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안타가 오래 나오지 않고 삼진과 범타가 이어지다 보면, 타석에서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는 것은 경험이 많은 선수나 젊은 선수나 마찬가지다. 결국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안타를 만들어 내야하고, 안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타격의 준비동작이 빨라야 한다. 이미 잘 알고 있는 빠른 준비동작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박병호는 조금 타이밍이 늦더라도 힘으로 볼을 이겨 낼 수 있는 타자다. 지금 스윙에 미세한 멈춤점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박병호는 4년 연속(2012~1015년) KBO의 홈런-타점왕을 독식했다. 그리고 2년 연속 50홈런을 넘긴 괴력의 타자다. 현재의 슬럼프에 깊이 고민하면서 많이 힘들어하는 박병호에게 크게 의미있는 조언을 하기란 쉽지 않다. 사실 그는 이미 ‘빅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타격기술을 갖고 있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좀 더 믿고 차분하고 근성 있게 이 고비를 이겨내기를 믿고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