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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슬럼프언제까지

글쓴이: 노고지리  |  등록일: 06.28.2016 09:35:02  |  조회수: 869
시즌 초반만 해도 박병호는 가장 화려하게 날아 올랐던 코리안리거였다. 시원시원하게 때려내는 홈런 뿐아니라 박병호의 파워, 홈런의 비거리도 늘 화제에 올랐다. 여전히 그는 한국 타자 중 가장 많은 홈런(12개)을 때려내고 있는 선수다. 아메리칸리그 신인 중에선 1위, 전체 신인 가운데선 3위다. 한국의 홈런왕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잘 통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요즘 흐름이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홈런포의 빈도도 줄었을 뿐만 아니라 타율은 2할대가 무너졌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며 1할9푼4리까지 떨어졌다. MLB 타자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득점권 타율도 1할대에 머물러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박병호의 마이너리그행도 언급된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미겔 사노의 복귀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트윈스 감독은 27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 앞서 "사노가 마이너리그에서 3경기를 더 뛰며 감을 찾게 할 것"이라고 했다. 몰리터 감독의 말대로라면 사노는 다음 주말 홈 경기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미네소타는 사노를 위해 한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그 자리는 부진한 박병호의 자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미네소타 담당 기자들도 "다른 선수들에게선 딱히 마이너리그에 내려갈 만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박병호의 슬럼프는 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그에겐 시간이 필요한 걸까. 박병호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봤다.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까지 정말 기대가 컸고, 또 그에 걸맞은 좋은 성적을 냈다. 투수와 승부가 조금 어려워진 게 언제부턴가.
 
시범 경기랑 시즌은 엄연히 다르다. 시즌 초부터 빠른 공에 적응 하지 못해 불안하게 시즌을 시작한 건 사실이다.
 
단순하게 직구 대처에 대한 문제만으로 보긴 어려울 것 같다. 구속이나 구위차이는 당연히 있겠지만 KBO 리그에 있을 때도 빠른 볼 대처에 대한 문제는 크게 없었던 것으로 안다.
 
매번 다른 경기를 하며 달라진 볼배합을 느낀다.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진 것이 문제다. 한국과 이곳에서 다른 건 나 자신이 생각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스스로 의심이 들어 타격폼을 여러 번 수정했다. 결론은 시즌 중에 폼을 수정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잘 치든 못치든 일단 원래대로 해보려 한다. 
 
한국에서의 타격폼으로 돌아가는 건가. 
 
그렇다. 다른 사람 눈에는 (변화가) 잘 안 보인다. 똑같은 폼으로 볼 수 있겠지만 투수에 맞춰 생각하면서 미세하게 폼을 바꾼다.
 
'박병호다운 스윙'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다.
 
나도 내 스윙을 보면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심리적인 것 같다. 여유가 없고 욕심이 강해 나온 문제다.
 
구체적으로 어떤 욕심이었나. 홈런에 대한 것이었나.
 
‘잘 해야 한다’는 욕심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더 힘든 것이고 쉽게 잊지 못하는 것 같다.
 
사실 삼진은 한국에 있을 때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홈런 타자에게 삼진은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야구장에서 삼진 당하고,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아도 내가 자신감이 있는 상태에서 삼진을 당하는 것과 아닌 건 (심리적으로) 많이 다르다.
 
결국 기술적인 부분을 다 떠나 심리적인 문제가 크다는 이야기인데.. 
 
예전 안 좋았던 장면이 나오는 걸 보고 스스로 많이 실망했다. 여유가 없는 게 지금 가장 힘들다. 
 
안 좋았던 장면이라면.
 
지금처럼 스윙하는 것이나 쉽게 잊지 못하는 마인드 컨트롤 등이다.
 
이 시기가 얼른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이 이겨내야 하는 문제지만, 주변에서 특별히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노력은 많이 하고 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도 많이 도와주려 한다. 다만 내가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대화를 통해 머리도 정리하고 기술적으로도 부단히 연습하고 있다. 
 
이대호 선수가 최근 "(박)병호는 자신감을 한 번 찾기만 하면 해오던 것이 있는 선수인만큼 금방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뉴욕 양키스전에서 기록한 12호 홈런이 반전의 기회가 됐을 듯한데. 자신감 회복에서 어떤 도움이 됐을지 궁금하다. 
 
그 홈런이 메이저리그 와서 처음으로 95마일 이상 속구를 받아쳐 기록한 홈런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만큼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한국에서 뛸 땐 장타가 나오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은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박병호(사진=MBC SPORTS+ NEWS 박은별 특파원)
 
현재 냉정하게 봤을 때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다. 또한 다른 선수들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 마이너에 내려가면 올라오기 힘들다는 걸 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 다들 뛰려 한다. 결정은 내가 할 부분은 아니지만, 지시가 내려오면 마이너리그에 가서도 많은 경기를 뛰며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스스로도 조금 부담없이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먼저 구단에 재정비 할 시간을 달라고 하기엔 내 입장만 생각하는 것일 수 있다. 구단에서 판단할 부분이다. 구단에서 기다려 줄수도 있는 것이고, 내려가서 기량이 올라오길 바랄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 했던 말이 기억난다. 한국에 있을 때였다. 마이너리그에서 힘든 시기를 거친 윤석민(KIA)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자에게 ‘2군에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물론이다. 마이너에서 뛰어도 야구 인생에서 배울 게 있고, 경험하는 게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여기서 물론 잘 해야 하고, 잘 하고 싶지만 지금도 배우는 중이다. 메이저리그의 소중함도 잘 알고 있다.
 
아직 시즌이 채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얼마든지 만회할 기회가 남았다는 뜻이다. 자신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현재 자신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상처도 크다. 우리가 아는 ‘박병호’의 모습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근 트레버 스토리(콜로라도 로키스), 알레디미즈 디아즈(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잘 나가는 메이저리그 신인들이 이 세상 수많은 루키에게 공통적으로 한 조언이 있다. "자신이 메이저리그에 있을 만한 능력을 가진 선수라는 걸 알아라. 그럴 이유는 분명히 있다고 믿어라." 
 
박병호는 역대 아시아 타자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투자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다. 돈으로 선수의 가치를 말하는 프로로 세계에서 박병호의 능력과 가능성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또한 한국 최고의 타자인 이승엽, 양준혁도 자신들보다 한 수위의 타자라는 것을,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40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라는 것을 인정했다. 박병호는 여전히 그런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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