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 눈이 아른거리고 허리가 아프네요. 정말 오래간만에 오래된 앨범을 꺼내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세월이 왜 이리 빠른지요…지금은 흰 머리가 희끗하게 늙어가고 있지만 정말 젊을 땐 그 시절엔 남편은 잘생긴 young man, 나는 앳된 새댁이었네요. 모두가 Radio Korea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부부는 영화 ‘무기여 잘 있거라’처럼 남편은 환자, 나는 간호사 였습니다. 남편이 호주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명동 성모병원으로 왔지요. 남편은 연세대학 병원으로 가고싶다고 했는데(이화여대가 가까워서 그랬다네요.) 성모병원 구급차가 와서 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많은 간호사 중에서 대학 갓 졸업한 앳된 저를 꼭 찍고는 많은 작업(?)을 했어요. 일부러 병원에 더 있고 싶어서 안 해도 되는 수술도 하고요…이제 결혼생활 40년. 아들 딸 낳고 그런대로 잘 살고 있습니다.
웃기는 이야기 하나 할게요. 지난 번 한국 가서 들은 이야기인데…한동안 친구들 사이에서 내 소문이 자자했대요. “환자와 눈 맞아서 미국으로 갔다고.” 생각해보니 틀린 말이 아니더라구요. 하하
지난 주 교회에서 발렌타인 특집으로 조그만 이벤트를 했어요. 여자 성도 10명이 각자 짧은 글(편지)를 썼지요. 사회 보시는 성도님이 그 편지를 읽고, 빨리 알아듣고 ‘아, 나구나’ 하고 나오는 사람이 1등을 하는 것이었지요.
편지 사연도 “언제 언제 꽃다발을 받았다.”, “언제 언제 첫 키스를 했다.”등등…아무도 알아듣고 나오는 사람이 없었는데…제 편지 사연이 읽혀졌지요.
“운명의 장난인지 천생연분인지 연세대학병원 차 대신에 성모병원 구급차가 공항에 나와 만나게 된 인연.”
빛의 속도로 일어나 앞으로 걸어나온 남편이 단연 1등을 했답니다.
I love my husband. Happy Valentine’s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