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아름이 와의 첫 만남은 2014년 10월15일. 9살의 미니애쳐 푸들.
나이가 좀 많기는 하지만 또래의 다른개 보다 노약해 보였었던 기억이었죠.
그러나 푸들 특유의 점잖음과 우아함은 노견 임에도 엿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애를 돌본지 어언 5년이 흘렀고 이제 그의 나이는 13살.
개인 사정으로 인해 그를 보지못한 세월이 1년 씩이나 흘러서 1년만인 엊그제
다시 그애를 다시 만나게 되었답니다.
반갑고 또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설레임에 달려 나갔고 반갑게 "아름아..왔니?"
하고 불러 봤으나 차창 안에 엉거주춤 엎드려 반대쪽 창을 응시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내 시야에 들어온 눈간 나는 그만 핑하고 눈물이 앞을 가렸답니다.
이렇게 망가질 수가...도대체 이애를 어떻게 관리했길래 일년동안에 이렇게
망가졌느냐고 역정을 내 보았으나 이미 엎드려진 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꼼꼼히 살펴보니 백내장으로 인해 앞이 안보이고 ear mite 로 인한
외이염증 이 내이염으로 번져 거의 안들리고 평형감각까지 상실해서
곧바로 서지못하고...유선부근에 여러개의 growth 가 잡히고.....ㅠㅠㅠ
운동부족에서 오는 노견특유의 비만과 피지선에서의 과다한 기름이 나와
끈적한 피부....털은 영양분이 부족해 거칠어질대로 거칠어 지고..
"아름야.." 어쩌다가 이렇게.....
목욕을 먼저 시키고 힘들지 않은 부분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데 힘이 없어
서 있지 못하고 자꾸 주저앉고 마는 이애를 거의 눞히다 싶이 하여 마무리
짖고 나니 이애는 그냥 힘에 부쳐 털썩 주저앉아 보이지도 않는 한 방향을
향해 물끄러미 고개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쌤! 이제 그만해여..나, 넘 힘들어여.."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할까? 얼마나 힘들까? ㅜㅜㅜ
어차피 못듣는데 큰소리인들 속삭임인들 어떠하랴 싶어 그 애의 눈을 향해
아니 얼굴을 향해 말했습니다.
"아름아..힘들지..이제 쌤이 예쁘게 미용했으니 엄마한테 말해서 그곳에 가고싶으니
보내 달라고 해" 라고 ....
며칠이 지났습니다.
슬픈 엄마의 목소리가 전화기 넘어 저편에서 흐느꼈습니다.
쌤 ! 그애 그무지게 다리 넘어로 보냈어여.ㅠㅠ....의사와 내 앞에서 편안하게 눈을 감었어여ㅠㅠ
아름야! 그곳이 여기보다 천만번 이나 훨씬좋지?
아프지도,안 보이지도,안 들리지도 않고 옆집 냥이가 귀찮게 안굴고 앞동네
핏불이 시비도 안걸고...
넓고 푸르고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초원위에서 수많은 친구들과 씩씩하게 뛰어놀고
맛난것도 많고...싫고 짜증나는 미용 안해도 되고....
그곳이 바로 무지개 다리 건너 너희들만의 천국이란다.
11-05-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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