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한평생

글쓴이: Guidong  |  등록일: 01.27.2026 15:26:03  |  조회수: 150
고양이의 한 평생은 사람의 약 5분의 1이다.

사람이 80년에 걸쳐 걸어가는 길을,
고양이는 고작 12~15년 만에 조용히 지나간다.


고양이의 1년은 사람의 4~6년 속도로 흘러간다.
그래서 당신에게 ‘고작 1시간’은
고양이에게 반나절에 가까운 시간이다.


당신이 밖에 나가 있는 3시간은
고양이에게 하루에 가까운 고요다.
빛은 기울고, 그림자는 길어지며, 계절의 냄새가 살짝 바뀐다.

그래도 고양이는 소란을 피우지 않고,
그저 한 번 현관 쪽을 바라보며
‘당신의 기척 조각’을 찾을 뿐이다.


당신의 하루가 끝날 즈음,
고양이는 그 이면에서 며칠만큼 늙어 있다.
일주일이 지나면 고양이 몸 안에서는
한 달치 변화가 진행된다.


어제는 가볍게 뛰어올랐던 선반 앞에서
오늘은 앞발을 얹은 채 잠시 망설이고,
지난주보다 햇볕 아래서 조금 더 오래 잠들어 있기도 한다.


고양이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늙음의 계단을 내려간다.
당신이 알아차리기 전에
몸만 먼저 미래로 가버린다.


그리고 당신의 ‘1년’.
“정말 금방 갔네”라고 말하는 그 1년 동안
고양이는 4~6년을 나이 먹는다.

부르면 대답하기까지의 틈이 조금 길어지고,
쓰다듬는 손끝에 뼈의 가늘음이 살짝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고양이는 당신 앞에서는 가능한 한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있으려 한다.
조용한 긍지를 잃지 않기 위해서.

당신에게 15년은 인생의 5분의 1이지만,
고양이에게 15년은
당신을 생각하며 늙어가기 위한 모든 시간이다.


이름을 불러준 몇 초,
곁에 앉아 있던 몇 분,
웃었던 찰나의 순간조차
고양이의 세계에서는 몇 배의 의미로 쌓여간다.


그리고 늙어서도…
높이 뛰지 못해도,
귀가 멀어도,
눈이 흐려져도,

고양이는 오늘도 당신의 귀가를 기다린다.


문 여는 소리,
신발이 스치는 기척,
당신의 냄새…
그것들을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
나이 든 몸은 오늘을 받아들인다.


고양이의 짧은 일생은
마지막 순간까지
조용하고 깊게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으로 가득 차 있다.

DISCLAIMERS: 이 글은 개인회원이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article is written by an individual, and the author is full responsible for its content. The viewer / read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s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e articles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e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댓글
  • mamaleon  1시간 전  

    지금 회사에 출근해서 집 안에 cctv 보면 한 마리는 이쪽 창가에 또 한마리는 다른 창가에 밖을 보며 앉아 있다가도 카메라에 이름 이라도 부르면  후다닥 카메라 앞으로 와서  야옹야옹 하면서 카메라 쳐다보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요.

    문 여는 소리,
    신발이 스치는 기척,
    당신의 냄새…
    그것들을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
    나이 든 몸은 오늘을 받아들인다................................ 맞는 말씀이에요.
    내가 집에 도착 하면 어디서 나타나는제 후다닥 뛰어서 현관 앞이 오고
    창가에 앉았다가도 내 차 도착 했다는거 알면 현앞 앞에 오고 이런것이 바로 힐링 인거 같아요 .
    내가 집에서 안 보이면 야옹 야옹 하면서 찿는 다고 남편이 애들 땜에 씨끄럽다고 빨리 들어 오라고 ㅋㅋ
    우리 두냥이 힘들지만 덕분에 힐링 하고 애들은 사랑 입니다.
    처음 애들 키우는 덕분에 트렁크에 밥 하고 물 갖고 다니면서 길냥이들 밥 주게 됐어요.
    우리 모찌. 쿠키 오래오래 건강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