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동물원이 북극곰 가운데 유일하게 열대지역에서 태어나 세상의 관심을 끌었던 이누카(Inuka)를 안락사시켰다고 현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동물원 측은 성명을 통해 각종 퇴행성 질환에 시달려온 이누카를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도록 했으며 이는 동물복지 차원에서 내린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누카는 지난 1990년 12월 싱가포르 동물원에서 사육되던 북극곰 나눅과 셰바 사이에서 태어났다.
당시 이누카는 열대에서 태어난 첫 북극곰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이누카의 출생은 열대 북극곰 사육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적도 근처에 위치해 연중 기온이 섭씨 25도 밑으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는 더운 싱가포르에서 극지방 동물인 북극곰을 사육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이었다.
결국, 싱가포르 동물원은 지난 2006년 추가로 북극곰을 들여오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싱가포르 동물원은 동물보호론자들의 우려를 반영해 온도 조절 기능이 있는 특별한 우리를 지어 이누카를 사육했다. 이누카는 귀여운 외모와 장난스러운 행동으로 인기를 끌면서 동물원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야생 상태의 북극곰 평균 수명을 넘어선 이누카는 사람의 나이로는 70세 이상인 27살이 되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검사 결과 관절염과 치아 이상, 귓병 등이 발견됐고 다리도 쇠약해져 잘 걷지 못하게 됐다.
싱가포르 야생동물보호 당국의 청 웬-하우는 "이누카를 우리 곁에 오래 두고 싶지만, 우리에겐 동물복지에 대한 책임도 있다"며 "악화한 건강상태가 이누카의 안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안락사를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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