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대표 경제학자 3인 "투자 전략 재점검해야"
앨리슨 "최악의 美·中긴장, 세계경제에 숨은 뇌관"
◆ 세계지식포럼 / 2022 경제전망 ◆
한·중·일 경제 구루(대가)들은 "팬데믹 사태로 저금리 환경에 막대한 돈이 풀리며 글로벌 자산가격이 급등했지만 내년에는 상승 열기가 식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 거품이 꺼지는 것에 대비해 주식·부동산 운용 전략 등 돈의 흐름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린이푸 중국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명예원장, 사와다 야스유키 일본 도쿄대 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장충아레나에서 열린 제22회 세계지식포럼 '글로벌 경제전망 2022: 최고 이코노미스트 열전' 세션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세 사람은 각각 한·중·일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다. 조 교수는 지난해까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역임하며 통화정책 큰 그림을 그렸고 린이푸 교수는 2008~2012년 세계은행(WB) 수석부총재를 지냈다. 사와다 교수는 지난달까지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며 거시경제 전망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이들은 내년 세계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하겠지만 올해 세계 성장률을 끌어올렸던 두 축인 미국 확장 재정과 저금리 통화정책에 변화가 생기며 내년 최대 경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린이푸 교수는 "2007~2008년과 비교했을 때 실물경제가 많이 호전되지 않았지만 저금리 기조로 증시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게 문제"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자산가격에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진행되면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자본 유출로 신흥국 거시경제까지 압박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와다 교수도 "미국발 통화정책 변화가 경제 리스크"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미국의 강력한 재정정책으로 올해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 성장률이 상당 부분 높아질 수 있었다"며 "내년도 미국 재정정책은 현재 논의 단계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전문가 견해도 다르지 않다. 이날 '2022 글로벌 투자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 데이비드 켈리 JP모건애셋매니지먼트 최고글로벌전략가는 각국 포퓰리즘 정책으로 자산시장 거품이 확대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지금 시장이 과대평가됐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지나치게 빠른 주가 상승세와 실제 기업 성장률 사이 괴리를 맞추기 위해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물가 상승률이 2% 이상 유지된다면 연방준비제도는 내년 12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며 "테이퍼링은 오는 12월 정도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켈리와 대담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한국에서는 부동산에 투자하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에 국민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0~80%로 편중돼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중 간 유례없는 긴장 관계는 세계 경제의 숨은 뇌관이다.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국제 정세: G2 갈등과 해법' 세션에서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와 토론하며 최악의 미·중 패권 라이벌전이 전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의 긴장 관계에서는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다"며 "특히 대만 독립 이슈는 양국을 전쟁으로 몰고갈 수도 있는 위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자칭궈 교수는 "미·중이 냉철하게 상호 관계를 바라보며 실용적인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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