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위기가 '전설' 아이거 불러냈다

글쓴이: headall  |  등록일: 11.21.2022 13:21:56  |  조회수: 1581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 1위에 오르고서도 약 2조원의 분기 손실을 보고해 충격을 안겼던 디즈니가 전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 로버트(밥) 아이거(71)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회사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며 직원 구조조정까지 예고했던 밥 체이펙 전 CEO는 일요일 밤(현지시간) 해고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는 20일 성명서를 내고 "로버트 아이거 전 CEO가 즉시 효력을 발휘하는 최고경영자로 디즈니를 이끌기 위해 복귀한다"고 밝혔다. 아이거 CEO는 앞으로 2년 동안 CEO로 근무하면서 다음 후임자를 물색하는 역할을 맡는다.

수전 아널드 디즈니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는 디즈니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산업 변화의 시대에 봉착했고, 아이거가 이런 전환의 시점에 회사를 이끌기에 탁월한 위치에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2020년 2월 취임한 체이펙 전 CEO는 이사회 결정과 함께 바로 업무가 정지됐다. 통상 직전 CEO 예우 차원에서 다음 CEO를 공개하더라도 임기를 한동안 보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디즈니 측은 일요일 밤 전격적으로 이사회 결정을 발표하면서 아이거 복귀와 체이펙 퇴임을 동시에 알렸다. 실적 부진 등의 책임을 물어 사실상 경질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즈니가 체이펙을 쫓아냈고(ousts) 아이거가 CEO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체이펙 전 CEO는 올해 여름 계약을 갱신해 2024년 말까지 연임할 예정이었다. 이사회가 계약서를 다시 쓴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은 체이펙 전 CEO를 쫓아낸 것은 디즈니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다급해서다. 디

즈니는 지난 분기에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에서 14억7000만달러(약 1조9920억원) 손실을 보고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손실 규모가 2배 이상 커졌다. 디즈니플러스가 3년 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스트리밍 사업에서 입은 손실만 80억달러(약 10조8300억원)에 달한다. 테마파크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하며 역대 최대 기록(약 10조600억원)을 세웠는데도 전체 매출은 202억달러(약 27조3900억원)로 작년보다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디즈니의 위기는 OTT 시장에 뒤늦게 진출하면서 시작됐다.

과열된 시장에서 새 구독자를 끌어오기 위해 디즈니는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다. 디즈니가 지난 1년간 콘텐츠 제작에 지출한 금액만 300억달러에 육박한다.

경쟁자인 넷플릭스의 연간 콘텐츠 제작 예산(약 170억달러)보다 배 가까이 많다.

전 세계 가입자 수를 2억2100만명으로 늘리며 넷플릭스(2억2000만명)를 누르고 시장 1위에 올랐으나, '비싸게 모셔온' 구독자들은 오래 머물지도 않았다. 미디어 분석 업체 안테나는 디즈니플러스의 미국 해지율이 2분기에 4%까지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수익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에 몰린 체이펙 전 CEO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디즈니는 다음달 초부터 월 7.99달러였던 디즈니플러스 구독 가격을 10.99달러로 3달러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비상경영 수순에도 돌입했다.

지난 11일에는 부서장들에게 "출장을 최대한 줄이라"면서 필요한 경우 직원 해고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디즈니가 분투하는 동안 주가는 올 들어 41% 이상 하락했다. 시장은 과연 재등판한 전설의 CEO가 휘청이는 디즈니의 명성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05년부터 15년간 CEO로서 디즈니를 총지휘한 아이거 CEO는 '디즈니 왕국'을 건설한 인물이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보유한 픽사와 '스타워즈'로 유명한 루커스필름, 마니아층이 두터운 '어벤져스' 시리즈를 제작한 마블 인수가 모두 그의 재임 시절 성사됐다. CNBC는 "그는 디즈니의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고 좋아하는 인물"이라며 "(그가 이끈 굵직한 거래들로) 디즈니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지식재산권 재벌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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