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의 돈은 이미 포스트 코로나로 가고 있다

글쓴이: gooper3  |  등록일: 03.22.2021 14:30:05  |  조회수: 405
값싸게 사서 비싸게 되파는 것이 투자의 기본 원리다. 말은 쉽지만 비싸게 사고 싼값에 파는 쪽이 대다수 투자자의 슬픈 현실이다. ‘큰손'들은 어떨까. 그들이라면 개미(개인 투자자)들은 모르는 비법을 활용해 돈을 벌고 있지 않을까. 그들의 ‘바구니’에 무엇이 담겼을지 궁금하다.

Mint는 이 궁금증을 풀고 싶었다. 그래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13F(Form 13F)’ 보고서를 뒤져서 주요 ‘큰손'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했다. SEC는 1억달러(약 1100억원) 이상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매 분기 45일 이내에 투자 종목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도록 하는데, 이를 묶은 보고서가 ‘13F’다. 3분기 말 기준 보고서 마감일은 지난 16일이었다.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전문 투자자가 굴리는 ‘돈’의 규모를 기준으로 20곳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 이들의 돈이 어디로 오갔는지 확인했다. 처음엔 수많은 숫자에 눈이 어지러웠지만 20개사의 분석이 끝날 때쯤엔 돈의 흐름이 보였다. 세상이 코로나의 어두운 ‘터널'에 아직 갇혀 있지만 ‘큰손’들은 이미 코로나 이후의 세상으로 선회하고 있었다.

◇‘큰손’, 애플을 팔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종목 중 하나가 애플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애플 주식을 매수할 때, 큰손 대부분이 애플 주식 일부를 팔아치웠다. 애플 주식 지분율이 높은 상위 기관 투자자 10곳 모두 애플을 팔았다. 지분율 약 8%로 애플 주식을 최다 보유한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가장 많은 3529만주를 처분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 헤지펀드 D.E 쇼 등이 가장 많이 판 주식도 애플이었다.

승승장구하던 애플 주가의 상승세는 한 풀 꺾인 상태다. 지난 9월 1일 138.18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후 조정을 거쳐 20일 현재 117달러 정도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코로나 확산세가 다소 약해지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주요 기술주(株)의 상승세가 주춤한 반면 가치주가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성장주·가치주 특징을 모두 띄는 애플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큰손들이 애플 주식을 일부 판 것도 근본적 가치가 떨어졌다기보단 차익 실현을 위해서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에어팟·애플워치 등 웨어러블(입는) 기기의 추가 성장이 예상되고, 서비스 분야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계속 애플을 바구니에 담아둘 것”이라고 말했다.

◇ ‘신흥국’ 베팅한 달리오, 버핏은 제약주

큰손들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예상하고 한발 앞서 갔다. 레이 달리오 회장이 이끄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는 원래 보유하지 않던 코카콜라·펩시·몬델레즈(식음료), P&G(필수 소비재), 월마트(유통) 등을 3분기에 새로 사들였다. 경기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실적을 내는 대표적 가치주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이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던 부동산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 회사) 지분을 확대했다.

항공주 매입도 큰손들의 트렌드였다. 항공주는 코로나 사태 초기 바닥을 찍었지만, 3분기 들어 사들인 기관 투자자가 적지 않았다. 뱅가드는 델타·사우스웨스트·아메리칸·유나이티드 등 미국 4대 항공사 주식을 추가 매수하거나 보유 규모를 유지했다. 헤지펀드 시타델·투시그마 등도 항공주를 늘렸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투자자 입장에선 코로나로 상당히 떨어졌던 항공주의 투자 매력이 커진 것”이라며 “코로나 확산으로 직접적 손해를 본 산업이 머지않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다소 자존심을 구겼다. 그는 “3~4년 후에도 사람들이 예전만큼 비행기를 많이 탈지 모르겠다”며 지난 4월 보유하던 항공주를 모두 팔았다. 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미국 4대 항공사 주식은 지난 4월과 비교해 현재 적어도 20% 이상 올랐다. 각 항공사는 화물 운송 비율을 늘리는 등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그렇다고 버핏 회장이 손해만 본 건 아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3분기 ‘10대 매수’ 종목 중 4개가 제약사였다. 최근 코로나 백신 3상에서 성공적 결과를 얻어낸 화이자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머크, 애브비 등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간 버핏 회장이 헬스케어 분야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월가는 제약사 투자를 면밀히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버핏 회장의 종목 전환이 주요 큰손들의 투자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달리오 회장은 신흥국 ETF(상장지수펀드) 투자도 늘렸다. 특히 코로나로부터 가장 빨리 회복 중인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은 투자처로서 과소평가받고 있다”며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상황에 관계없이 수익을 내는 그의 ‘올웨더(사계절)’ 투자 전략을 중국에서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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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Ridia Na  03.23.2021 15:16:00  

    이젠 가치주와 우량주 만이 살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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