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물 먹은 사람들 다 샀나 - 5년새 주가 4배, 코인 못지않다고

글쓴이: lemontree1  |  등록일: 04.03.2024 14:56:35  |  조회수: 1850
멕시칸 식당 체인 업체 ‘치폴레’ 주가가 20일(현지시간) 사상 처음 3000달러를 찍었다. 우리나라 환율로 약 398만원. ‘멕시칸 코인’이라 할만한 이 주식 올 들어서만 29% 올랐다. 5년으로 확장하면 4배 넘게 꾸준히 상승했다.

치폴레는 미국 체류 경험이 있는 유학생들이 한국에 돌아와서도 찾을만큼 중독성이 강하며 경쟁력있는 레스토랑 브랜드다.

미국 MZ들의 절대적 지지 속에 월스트리트에서도 이 주식의 목표주가를 상향 중이다. 치폴레는 1993년 스티브 엘스라는 요리사가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설립한 식당에서 출발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을 패스트푸드로 제공하겠다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주요 철학이다. 이제 미국 전역에 2500여개 매장으로 성장했으며, 타코와 리또 등 멕시칸 간단 음식이 핵심이다.

음식 외모만 보고 ‘정크푸드’로 판단하면 곤란하다. 모든 메뉴는 유기농 재료와 글루틴프리(밀가루 성분 없는) 식재료를 주로 사용한다. 건강하고 맛있으며 간단한 음식 위주로 바쁜 직장인,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미국에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유학생들이 치폴레를 국내에 들여와야 한다며 ‘국민청원’을 넣었다는 것은 단순히 우스갯소리로 치부하기 어렵다.

치폴레는 훈제 칠리 페퍼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따왔다. 훈제 칠리 페퍼는 멕시코의 고추장 간장 격이다. 2022년 글로벌 아이돌 그룹 BTS 정국이 미국 촬영 중 치폴레를 먹었고, 치폴레가 이를 광고로 활용한 것도 유명하다. 그렇다고 치폴레가 마냥 위기없이 성장만 한 것은 아니다. 2015년 큰 위기가 찾아왔는데 음식 브랜드로서는 ‘나락으로 갈만한’ 식중독 사고가 터진 것이다. 절대 위기였다.

위기를 극복한 인물은 바로 다른 경쟁사 타코벨에서 데려온 새 CEO였다. 새 CEO 브라이언 니콜은 식품 안전 사고 대비 메뉴얼 정비와 인력 인사 재배치, 대대적인 투자로 위기를 적극적으로 극복해나갔다. 식중독 사고에도 그동안 워낙 충성 고객이 많았던 탓에 매출 감소는 일시적이었고, 곧바로 부활한다. 치폴레가 음식 레스토랑 브랜드들의 절대 목표인 ‘맛있으면서 건강한 음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에서 치폴레 주가는 5년간 331%나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263%) 애플(274%) 구글(148%) 등 보다 더 올랐으니 빅테크 보다도 낫다. 치폴레 주가의 급등은 굳이 빅테크 처럼 어렵고 경쟁이 치열한 주식에 투자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투자 상식’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거창한 AI의 미래 보다 투자자들은 치폴레의 ‘입에 맞고 시간을 줄여주는 건강한 음식’이란 현재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치폴레의 매출은 올해 사상 처음 10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98억716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14.2% 증가한 수치다. 월가는 치폴레 매출이 매년 10%대 성장을 향후 수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매출이 무너지지 않은데다 심각한 경기 위기가 와도 소비자들이 치폴레의 음식을 찾을 것이란 강한 확신이 묻어나고 있다.

다만 의문인 점은 과연 레스토랑 브랜드가 50배가 넘는 PER를 부여받을만큼 기술력이나 미래 성장성이 뛰어나냐는 것. 치폴레의 과거 3개년 평균 PER는 54.63배에 달한다. 2021년에는 PER가 73배를 넘었다. 과거 3개년 평균 PER와 올해 예상 EPS(주당순익)을 곱하면 목표주가가 나온다. 올해 예상 EPS는 53.26달러로, 평균 PER를 곱해보니 2909.42달러가 나온다. 20일 종가(2895달러)와 거의 맞닿아 있다.

이번엔 3개년(2024~2026년) 평균 EPS(64.79달러)를 적용하면 목표주가 3539.08달러가 나온다. 현재 주가 대비 22.2%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치폴레 자체만 보면 이 회사 실적을 흔들만한 위기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선 항상 대체재나 경쟁자가 있다. 바로 타코벨 식당을 보유하고 있는 ‘얌 브랜즈’다. 얌 브랜즈의 올해 예상 PER는 23.61배다. 경쟁사 PER 적용시 치폴레의 주가는 비싸 보인다.

이러한 목표주가는 이번에만 볼 수 있다. 이제 치폴레 주가는 50분의 1 토막 난다. 무슨 엄청난 위기가 와서 그런게 아니라 치폴레가 50대1 비율로 주식 분할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이미 이사회를 통과해 조만간 주가가 낮아져 투자자의 주가 부담이 낮아진다. 이번 주식분할은 회사 창립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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