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NYS:GS)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미국 주식에 '오버웨이트(비중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증시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치솟았다고 해서 투자에 손을 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그룹의 샤민 모사바르-라흐마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2022년 전망에 대한 언론 브리핑에서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주식에서 손을 떼는 것은 사실 효과적이지 않다"며 투자자들이 높은 가치 평가에 대한 우려로 시장에서 빠져나온다면 큰 수익을 놓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S&P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 수준이다. 1년 전(22.8배)보다 낮지만 16~17배였던 예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주식 거품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나 골드만은 주식 전망 보고서를 통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2016년 12월에도 연일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우자 시장에서는 조만간 파티가 끝날 것이란 우려를 키웠지만, 이후 지수는 고밸류에이션 논란에도 상승을 거듭해 지난해까지 총 133%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 모사바르-라흐마니는 오늘날의 미 주식시장과 1999년 닷컴 버블 사이에는 상승 랠리의 폭 등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현재 증시가 1999~2000년 닷컴 버블기와 유사하다는 일각의 우려를 반박했다. 그는 "최근의 강세장은 소수 종목에 의해 주도된 것이 아니지만, 1999년의 랠리는 훨씬 더 소수 종목에 치우치며 왜곡됐다"고 말했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S&P500은 지난해 총 28.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골드만 투자전략그룹은 S&P500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8개 종목(페이스북(NAS:FB)·애플(NAS:AAPL)·넷플릭스(NAS:NFLX)·알파벳(NAS:GOOG)·마이크로소프트(NAS:MSFT)·아마존(NAS:AMZN)·엔비디아(NAS:NVDA)·테슬라(NAS:TSLA))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지수 수익률은 24.9%로 여전히 높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1999년 S&P500 지수는 21%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시가총액 가중방식의 S&P500지수를 동일가중치로 적용해보면 지수 상승률은 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앙값에 있는 종목의 수익률은 단 1%에 불과했다. 1999년 종목별 수익률의 차이가 지난해보다 훨씬 더 컸다는 뜻이다.
또 골드만은 "주식시장의 투자위험프리미엄(ERP·Equity Risk Premium)은 지금과 비교해 2000년에 현저하게 덜 매력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ERP는 실적 등 다른 요인에는 변화가 없다고 보고 해당 위험이 미치는 수익률 변화를 계산한 지표다.
골드만은 올해 S&P500 지수의 수익률로 6.3%를 전망했다. 모사바르-라흐마니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우월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혁신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노동력의 높은 생산성과 상대적으로 강력한 기업 실적 성장세도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연중 특정 시점에 미 증시가 조정되는 등 요동칠 가능성은 있지만, 경기 침체의 위험은 낮다고 내다봤다.
한편, 골드만은 올해 전 세계 성장률이 4.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경제 성장률은 3.9%, 실업률은 3.1% 정도일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소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사바르-라흐마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1~2월 최고점에 도달한 이후 서서히 완화할 것으로 점쳤다.
이같은 골드만의 전망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모사바르-라흐마니는 "사람들은 공급망을 중국 외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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