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지난해 6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가상자산(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관계자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으로 인도된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21일(현지시간)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포베다가 보도했다.
법원은 “권도형이 금융 운영 분야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로 그를 기소한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권씨의 송환 결정이 나온 것은 그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지 11개월 만이다. 도피 기간으로 따지면 22개월 만이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 씨를 미국으로 송환할지, 한국으로 송환할지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었다.
미 법무부는 권 씨가 스테이블코인 테라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그 안전성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판단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또한 테라와 루나의 붕괴로 인한 민사 소송에서 권 씨와 테라폼랩스를 증권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이 매체는 법원이 권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했다고 덧붙였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권씨가 미국에 인도된다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권씨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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