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왜 '물량전'이 되어버렸나

글쓴이: 케세라세라  |  등록일: 09.01.2015 13:26:04  |  조회수: 1111
쌍둥이→ 삼둥이→오둥이까지... 공감이 설 자리가 없다

[오마이뉴스 박창우 기자]

육아예능의 '끝판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한때 20%를 육박했던 시청률은 13~14% 수준에서 정체돼있으며, 애청자 사이에서도 조금씩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아이들은 점점 더 말문이 트이고 귀여워지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꼭 챙겨봐야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는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가장 최근에 이 프로그램에 합류한 다둥이 아빠 이동국을 살펴보도록 하자. 쌍둥이와 삼둥이에 이어 다둥이가 투입된 이유는 누가 봐도 명확하다. 보다 더 힘든 육아, 그리고 다섯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 없는 이동국을 통해 재미를 뽑아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다섯 가족 중에서 추성훈-추사랑 부녀, 그리고 엄태웅-엄지온 부녀의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게 짜여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아이들이 많을수록 보다 더 눈길이 가고 에피소드가 많이 생기는 만큼, 제작진은 상대적으로 쌍둥이와 삼둥이에게 보다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해왔고, 최근에는 오둥이를 집중 조명중이다.사실 모든 프로그램이 그러하듯 초심을 유지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중은 더 큰 자극을 원하기 때문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시청자 요구에 발맞춰 삼둥이와 오둥이 카드를 빼들었다는 항변도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육아 예능이 점차 '물량전'으로 흐르면서 가장 기본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관찰예능의 기본은 '리얼'이다. 그리고 그 꾸미지 않는 모습을 통해 전달되는 정서적 교감, 즉 공감이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육아에 대한 리얼한 모습도 없어지고 시청자와의 교감에도 실패한 듯 보인다.

애초에 이 프로그램은 아빠와 아이가 함께 보내는 48시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육아에 '육'자도 모르는 초보 아빠가 아이와 단둘이 남겨진 상황에서 겪는 정서적·육체적 혼란이 가장 큰 재미 요소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제작진이 짜놓은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미션 아닌 미션이 되어버렸고, 심지어 엄마 혹은 온가족이 함께하는 여행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홍보성 짙은 연예인 게스트가 자꾸 출연하면서 그저 흔하디흔한 연예인 가족 예능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이동국의 오둥이 돌보기만 해도 그렇다. 이 프로그램에 이동국은 48시간 동안 다섯 아이를 돌보면서 진땀을 흘리곤 하는데, 솔직히 이게 그리 현실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 삼둥이를 돌보는 송일국보다 더 힘든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꾸민 인위적인 상황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만약 현실 속에 이런 가족이 있다면 엄마의 부재시 할머니나 할아버지, 혹은 친척이나 지인이 도움을 주기 마련인데, 제작진은 '보다 더 힘든 육아'를 보여주기 위해 이동국 혼자서 이를 감당하도록 한다.

<아빠!어디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키즈예능&육아예능이 '엄마'가 아닌 '아빠'에 초점을 맞춘 것은 단순힌 육아의 힘든 점만을 강조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내에게만 맡겨 놓았던 육아를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그 고충을 이해하고, 더불어 평소 함께 할 시간이 부족했던 아이들과의 거리도 좁혀보라는 취지였다. 왜냐하면 그것이야 말로 많은 시청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공감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는 슈퍼맨이 아니다. 아이 한명 낳고 키우는 것도 버겁고 힘든 게 현실이다. 그런데 TV 속 '슈퍼맨'은 쌍둥이, 삼둥이, 심지어 오둥이까지 아무렇지 않게 키워내며 늘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니고 좋은 곳 놀러 다니기 바쁘다. 공감이 자리할 틈이 없다.

지난 2013년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어느새 방영 2주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카메라에 담았는지, 그 초심을 되새겨 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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