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한소희가 할리우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 '인턴'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3년 만에 패션 회사를 일궈낸 젊은 CEO 이선우 역을 맡아 배우 최민식과 호흡을 맞춘 그를 만났다
한소희는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미팅 자리에 원작 주인공 '줄스'처럼 머리를 자르고 옷을 갖춰 입고 찾아갈 만큼 강한 열정을 보였다."원작을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그리고 최민식 선배님이 먼저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제가 평생 살면서 언제 민식 선배님과 이렇게 단둘이 영화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 싶었어요."
한국적 각색 과정에서도 대본 속 인물들의 언어적 특성에 주목했다. 우리나라 고유의 직장 문화와 정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해서였다."원작을 따라간다기보다는 대본에 충실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우리나라에는 존댓말과 반말이 있잖아요. 직원들을 대할 때 '왜 이렇게 했어요?'보다 '왜 이렇게 했어?'가 더 무섭게 다가올 때가 있듯 말투의 힘을 많이 생각했어요. 노래방에서 울며 노래 부르는 장면도 한국 정서로 풀어낸 '인턴'의 귀여운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죠."
선배 최민식과의 촬영은 한소희에게 커다란 배움이자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 계기였다. 늘 현장에 두 시간씩 일찍 오고, 본인 신이 아닌데도 모니터 뒤를 지키는 대선배의 태도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작품을 다 끝내고 나서는 '최민식이라는 선배님은 나한테 정말 넘을 수 없는 큰 산 같은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하면서 자괴감을 느낄 때도 많았고요. 이 연륜과 경력에서 나오는 걸 제가 어떻게 이길 수 있겠어요. 한편으로는 죄송한 마음도 있었고, 다른 작품에서 꼭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어요."
특히 두 인물의 갈등과 진심이 교차하는 일본 선술집 장면에서는 최민식의 갑작스러운 몰입 덕분에 한소희의 진짜 감정이 터져 나왔다."원래 뒤에 있던 '정신 차려!'라는 대사를 선배님이 갑자기 먼저 하셨어요. 너무 놀랐지만 그냥 그대로 감정을 이어갔죠. 선배님은 제가 선우이면서 한소희로 있기를 바라셨던 것 같아요. '정신차려! 왜 그딴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고 우는 거야'라며 소리치시는데, 그게 선우가 아니라 '소희'한테 하는 말로도 들려서 눈물이 터졌어요."
완벽하려 애쓰다 시야가 좁아지거나 불안감에 휩싸이는 이선우의 모습은 인간 한소희의 삶과도 닮아있었다. 그동안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며 연기해 왔다는 그는 이제 조금씩 자신을 돌보는 법을 익히는 중이다."저도 선우처럼 안 먹고 안 자고, 목표 하나가 생기면 그것만 보고 뛰어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잘하고 있나'라는 불안함은 매일 하고요. 그런데 스스로를 너무 벼랑 끝으로 몰지 않고, 조금 더 저를 돌봐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요."
자신만의 마음 관리법을 묻자 그는 되려 질문을 던졌다."여러분은 하늘을 하루에 몇 번이나 보시나요? 저는 생각해보니 한 번도 안 볼 때가 있더라고요. 요즘 너무 예쁜데, 고되게 일하고 집에 들어가서 하늘 5초 보는데도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내가 왜 기분이 안 좋고 슬프고 기쁜지, 그 이유에 대해 집요하게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내 마음을 잘 아는 게 요즘 나를 챙기는 방법이에요."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단단함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한소희. 숱한 흔적을 밑거름 삼아 펼쳐낼 그의 새로운 페이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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