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조여정+박용우의 호연.

글쓴이: Londoo  |  등록일: 01.05.2026 10:53:11  |  조회수: 149
메이드 인 코리아>가 점차 암울했던 시대의 그림자를 하나 둘씩 흥미롭게 그려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 3~4화에선 권력자들과의 은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배금지(조여정 분), 중앙정보부의 부패한 관료 황국평 국장(박용우 분)의 이야기를 통해 1970년 전후의 현대사 비틀기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진행된 <메이드 인 코리아> 속 다채로운 인물의 등장은 그 시절 실제 사건들을 연상시키면서 구독자들에게 몰입감을 키우고 있다. 중정 요원들의 마약 장사라는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소재에 요도호 납치(1회), 정인숙 피살 사건(3회) 등을 접목시키면서 돈, 그리고 권력에 눈이 먼 집단 vs.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의 대립 관계를 극대화시킨다.



특히 이번 3-4회에선 중견배우 조여정과 박용우의 연기가 주연을 맡은 현빈+정우성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극의 긴장감을 제대로 높여 놓았다. 전체 시리즈 대비 크지 않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보여준 연기는 왜 배금지, 황국평이라는 캐릭터가 <메이드 인 코리아>에 필요했는지를 스스로 증명해보였다.



▲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
ⓒ 디즈니플러스


유흥가의 고급 접대부. 권력자들과의 친분, 아버지가 누군지 베일에 싸인 아이를 낳은 인물. 누가 보더라도 배금지는 유신 정권의 탄생 직전 의문의 죽음을 당한 고 정인숙(1945~1970) 피살 사건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높은 사람들 눈에 가시 같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쥐락펴락하면서 은밀한 정보를 손에 넣고 있는 배금지는 마차 '양날의 칼'이기도 했다.

그녀를 통해 일본 야쿠자 조직의 2인자 다케다 유지(원지안 분)와의 만남을 갖게 된 백기태(현빈 분)는 이제 본격적인 마약 제조 및 수출 작업에 돌입한다. 멀쩡히 은행 일 하던 여동생까지 끌어 들인 기태는 나름의 명분도 마련했다. 일본에 수출해서 외화를 버는 일이야말로 애국이라는 일종의 궤변이 그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금지의 시대'라는 3회의 부제는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뭐든 권력이 못하게끔 가로 막는 '금지'의 뜻을 담으면서 동시에 대통령 혹은 그에 못잖은 실세라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또 다른 정권 실세 대통령 경호실장 천석중(정성일 분)과의 만남을 가지면서 더 큰 자리로의 도약을 꿈꾼 기태는 결국 금지를 향해 권총을 들이 밀었다. 그리고 울려퍼진 3발의 총성, 과연 금지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아버지의 이름으로


▲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
ⓒ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의 네 번째 장에 접어 들면서 백기태, 그리고 검사 장건영(정우성 분)의 숨겨진 가족사가 하나 둘씩 구체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강제 징용 당시 일제의 마약 강제 투입으로 중독자가 된 건영의 아버지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고 그 결과 20년 넘게 정신병원에 입원한 신세가 되었다. 왜 건영이 마약쟁이들을 잡아들이는 데 혈안이 되었는지를 구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 이번 회차에 마련되었다.

반면 기태가 왜 그토록 돈, 그리고 권력에 집요한 욕심을 드러내는지도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해졌다. 한일 양쪽 모두로부터 환영받지 못했던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그의 과거는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끌어 모아 권력을 쥐겠다는 삐뚤어진 야망의 기본 뿌리가 된 것이다.



한편 기태의 은밀한 사업을 직속 상관인 황국평 국장이 모를 리 만무했다. 또 다른 인물 표학수 과장(노재원 분)을 통해 수입 상납을 다짐했던 기태를 제거하려고 했지만 치밀한 두뇌를 지닌 기태는 이미 모든 수를 꿰뚫고 있었다. 물론 앉아서 그냥 당하고만 있을 리 없었던 기태는 결국 자신만의 방법으로 반격을 가한다.



▲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
ⓒ 디즈니플러스

실존 인물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혹은 그 시절 충분히 존재했을 법한 정부 기관의 부패한 요원 역을 맡은 조여정, 박용우는 이번 3~4회차에서 주인공 이상의 무게감 및 강렬함을 안겨주며 <메이드 인 코리아>의 극적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 짧지만 굵게 획을 긋고 퇴장한 이들의 활약에 자칫 밋밋할 수 있던 드라마에 군침 도는 감칠맛이 첨가될 수 있었다.

앞선 회차에서 각각 현빈과 정우성의 내레이션이 관찰자적 입장으로 극을 이끌었다면 3회에선 바톤을 넘겨 받은 조여정이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낸다. 어떤 경로를 통해 권력자들과의 친분 혹은 사적 관계를 맺었는지 등 구체적인 과거사 소개 없이도 충분히 배금지라는 인물이 살아온 과정을 구독자들이 손쉽게 추측할 수 있었던 건 역사적 인물과의 유사성과 더불어 캐릭터에 제대로 녹아든 조여정의 호연 덕분이었다.



썩어 빠진 부패 정보기관의 간부로 등장한 박용우 또한 이에 못잖은 열연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1 중반부의 중요 사건의 큰 틀을 완벽하게 완성시킬 수 있었다. 구둣발과 주먹으로 무자비하게 부하 직원을 폭행하면서 각종 비리에 연루된 인물을 찰떡 같이 소화해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박용우라는 배우의 이미지는 확실하게 깨뜨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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