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파적인 한 줄 평 : 사람 맴을 요로코롬 쥐락펴락 허고.
참으로 ‘요망진’ 시리즈다. 사람 마음을 쥐락펴락, 웃기고 울린다. 사람에 허기진 이가 본다면 더더욱 따뜻하게 느껴질,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감독 김원석)다. 4부까지 공개됐지만, 벌써부터 웰메이드 내음이 유채꽃처럼 독하고 달게 난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과 ‘팔불출 무쇠’ 관식(박보검)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작품이다.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와 ‘나의 아저씨’ ‘미생’ 김원석 감독이 의기투합해 웃고 울리며 깊은 여운까지 챙기는 작품을 완성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한 장면.
임상춘 작가는 자신의 필력을 또 한 번 입증해낸다. 캐릭터 각자가 지닌 욕망과 목적만으로 크고 작은 갈등과 사건들을 극성 있게 그려낸다. 작품 전체적으로 따뜻한 색깔을 갖출 수 있는 건,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의 사랑스러운 시선 때문이다. 이 덕분에 악인 없이도 이야기가 잘 굴러간다. 또한 보는 이도 저절로 치유할 수 있다.
특히 남자주인공 ‘관식’의 묘사는 매력적이다. ‘애순’만을 바라보는 순정뿐만 아니라, 책임감, 우직함까지 모두 갖춰 보는 이들도 사랑에 빠지게끔 만든다. 척박한 땅을 뚫고 작은 싹이라도 틔우려는 애순과 그에게 기댈 수 있도록 지지대가 되어주려는 관식의 서사에, 그래서 더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김원석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력이 더해져 작품의 강점은 더욱 더 도드라진다. 제주도의 사계절을 감각 있게 담아내면서도, ‘애순’과 ‘관식’의 순애보를 짙게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해 홀린 듯 이야기에 집중하게 한다.
아이유는 캐릭터를 그대로 입었다. ‘요망지다’는 단어의 뜻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박보검 역시 ‘관식’을 집어삼킨다. 애순이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 순간까지도 눈빛에 사랑을 담아 관식의 마음을 표현한다. 기존 그가 지닌 선한 이미지도 관식의 순수성을 부각시키는 데에 한몫한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이 작품의 강점이다. 애순 엄마 역의 염혜란은 1부에만 나왔을 뿐인데 강렬한 존재감을 안기고, 관식 엄마 역의 오민애 역시 얄미운 캐릭터임에도 그 속내는 이해되도록 수위 조절을 잘 해낸다. ‘잠녀’ 3인방도 감초 구실을 톡톡히 한다. 매주 4부씩 넷플릭스서 공개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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