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의 '브라이언'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던 차승원이 《독전2》에서 한층 독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만 차승원의 연기와 파격 변신에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뿐만 아니라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장기간 오르며 흥행 면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독전2》는 서울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사라진 '락'(오승훈 분),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 분),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 분)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이다. 《독전》은 2018년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짜릿한 연기 앙상블, 강렬한 액션과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5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범죄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작품이다. 더욱 확장된 스케일과 액션으로 기대를 모으는 《독전2》는 광고·디자인·영화 업계를 오가며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멀티 플레이어 백종열 감독이 《뷰티 인사이드》 이후 선택한 두 번째 연출작이다.
《독전2》는 《독전》의 후속작이지만 전편의 이전 시점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 이후 시점을 다루는 '시퀄' 구조의 작품이 아닌 전작이 다루고 있는 시간대의 중간에 일어났던 일을 다루는 '미드퀄' 구조를 취하고 있다.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플랫폼으로 공개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1편 속 용산역에서 노르웨이 사이 중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독전2》는 전편에서 관객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이야기의 공백을 채움으로써 《독전》의 세계관을 완성시킨다.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온 차승원은 극 중 '브라이언'으로 돌아와 새로운 반격을 준비한다. 온몸이 망가진 채 검거됐지만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브라이언'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해 마약 비즈니스를 접수하려는 '브라이언'의 욕망을 좀 더 섬세하고 예민하게 그려낸다. 차승원은 "기적같이 살아 돌아온 '브라이언'이 약해진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더 강렬하고 독하게 돌아온 '브라이언' 역할의 차승원을 만나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와 근황을 들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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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독전2》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어땠나.
"《독전1》에 출연했던 사람으로서 마무리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호불호가 갈린다고 해서 다시 찍을 수는 없지 않나(웃음). 한편으로는 내 곁을 떠난 작품이고, 작품은 작품대로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섭섭한 마음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얽매일 필요는 없다. 영화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공동의 작업이다. 평가 역시 모두 다르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차승원의 캐릭터와 연기에 대한 호평도 이어진다.
"1편과는 다르게 만들어가고 싶었다. 사람이 큰일을 겪으면 변화가 있지 않나. 소위 득도라고 한다. 자세나 행동이 전편과는 다르게 해보자 싶었다. 멋을 좀 담았다고 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브라이언'은 애착이 가는 캐릭터다. 아무래도 2편까지 했으니 남다르기는 하다."
1편과 2편, 두 명의 감독과 작업을 했다. 비교를 하자면.
"1편을 했던 이해영 감독은 현장을 진득하게 바라보는 장점이 있다. 2편을 한 백종열 감독은 콤팩트하다. 20대 때부터 광고를 찍어온 사람이라 빠르고 스무스하다."
1편은 극장에서 개봉했고, 2편은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났다. 소감도 궁금하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콘텐츠 업계의 생태계가 너무 변했다. 그 흐름을 거스를 순 없다. 배우 입장에서 글로벌 공개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영화라는 콘텐츠를 극장에서 보는 낭만이 사라지는 게 안타깝다. 우리 어린 시절엔 영화는 다 극장에서 보지 않았나. 너무 옛날 이야기인가(웃음). 그게 현실이라면 아쉽기도 하지만 기대도 된다."
《독전2》는 한국보다는 해외 반응이 좋다.
"글로벌 비영어권에서 1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흥행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이틀 정도 신경 쓴다. 예전에는 반응들을 수시로 찾아보곤 했는데 그럴 시기도 지난 것 같고. 당장 새롭게 해야 할 일이 밀렸으니 내 품을 떠난 작품은 그렇게 흘려보내게 된다. 오히려 내 일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꾸준히 예능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차줌마'라는 예능 이미지와 작품 속 악역의 간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예전 같으면 스트레스를 꽤 받았을 텐데, 요즘은 그것 또한 즐기게 된다. 예전에는 멀티가 안 됐는데 요즘엔 굳이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할 때도 '꼭 해내야 돼'보다는 '안 되면 다시 해보지 뭐' 하게 된다. 많이 릴렉스해졌다."
세월과 경험의 영향인가.
"연기 말고도 할 일이 많아서다. 촬영도 해야 하고 살림도 해야 한다. 살림이 많이 바쁘다. 예전에는 연기 칭찬을 받으면 눈 올 때 강아지처럼 좋아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기분이 심하게 다운되곤 했는데 이제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나이가 있지 않나. 나도 과욕을 부릴 때가 있었다. 날카로울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날카로운 게 없다는 말은 아니다. 남자는 일할 때 어느 정도 날카로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걸 어떤 지점에 내보이냐가 중요하다. 지금은 그걸 통제할 수 있다."
살림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일상, 진짜 일상 말이다. 집에서 가족들과 하는 일상만 하더라도 바쁘다. 게다가 4년 전부터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는데 할 일이 많다. 병원도 데리고 가고 밥도 먹여야 하고 유치원도 보내야 한다. 털도 만져 줘야 하고 뽀뽀도 해줘야 하고 산책도 시켜야 한다. 그렇게 일상을 살면서 작품도 해야 하니 얼마나 바쁘겠나. 그 일상을 벗어나서 이렇게 여유롭게 인터뷰를 하니 참 좋다. 나른하고 평온한 느낌이랄까."
어떤 얘기를 하고 싶나.
"강아지 얘기. 하하. 사실 나는 강아지 키우는 걸 완전히 반대한 사람이다. 근데 우리 둘째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거다. 집 안에서 강아지가 뛰어노는 걸 이해 못 하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강아지 대소변도 잘 치운다.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얘네들이 말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나름 대화가 되고 있다.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예능감이 워낙 좋은데 개인 유튜브 채널에 대한 생각은 없나.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그런 걸 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예전에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했을 때인데, 유재석씨가 MC이고 쟁쟁한 스타들이 9명 나오는 포맷이었다. 재석씨가 조금 늦게 온 적이 있는데, 그야말로 오합지졸이었다. 한데 재석씨가 와서 한마디 하는 순간 정리가 되는 거다. 너무 놀랐다. 마치 우리를 리모컨으로 조정하는 것처럼 휘어잡더라.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재석씨는 불세출의 사람이다. 대단하다."
《삼시세끼》 다음 시즌은 언제 돌아오나.
"한 지가 3년이 넘었으니 내년 즈음에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한다. 말이 된 건 전혀 없다. 단지 찬바람이 솔솔 불거나 덥거나 하면 다시 삼시세끼 하러 가겠지 하는 생각은 늘 마음속에 있다. 유해진씨도 그렇고 나도 그렇게 그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가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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